국내 바이오 벤처인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1일 프랑스 바이오 식품소재 전문회사인 로케트그룹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001년 의약용 단백질 생산기술 개발을 주사업으로 창업한 바이오 벤처로 상업화 수준의 대사공학, 발효, 분리정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유에만 존재하는 면역 및 두뇌활성화 성분인 모유올리고당(HMO: Human Milk Oligosaccharide)을 개발했다. 모유에만 약 8%(우유에는 0.1%) 존재하는 희귀당인 모유올리고당은 약 200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올리고당과는 달리 갓 태어난 어린아이의 면역체계 구축 및 두뇌발달에 직접 관여하고, 유익 장내유산균의 생육을 돕는 프리바이오틱(prebiotic) 및 유해균의 배출효과 등 다양한 효과가 밝혀진 성분이다.
세계적인 식품업체인 네슬레, 애보트(브랜드명 시밀락)가 이미 분유 및 유아용 식품에 이 성분을 적용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시장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린아이는 물론 일반인을 위한 식품과 화장품, 펫푸드, 의약품까지 영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016년 모유올리고당 중에서 가장 함유량이 높은 '2’-푸코실락토오스(2‘-FL; 2’-Fucosyllactose)'의 생산기술을 서울대학교 서진호 교수팀에서 이전받아 상업화를 진행해왔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균주를 숙주로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고, 생산성도 극대화해 원가 경쟁력이 높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특허 등록을 끝냈고,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도 순차적으로 국제 특허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초엔 미국 FDA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인증도 눈앞에 두고 있다. GRAS는 미국의 안전원료 인증제도로 이 인증을 획득하면 전 세계 어디서나 안전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에이피테크놀로지는 2018년 국내 벤처캐피털로부터 1차 투자를 받아 경기도 화성시에 모유올리고당 공장(HMO campus)을 완공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계약 또는 2단계 대규모 생산설비 구축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프랑스 로케트그룹은 식물성 소재 및 단백질의 글로벌 리더로 100개 이상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며, 연간 33억 유로의 매출과 세계적으로 8400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신철수 에이피테크놀로지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세계적인 바이오 식품 소재 기업으로부터 차별화된 생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도 모유올리고당의 생산기술을 확보한 만큼 수입 대체효과를 극대화하고, 해외 수출도 적극적으로 확대 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