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가 연내 미국 하와이에 첫 매장을 연다.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 휴양지 하와이에서 'K베이커리' 대표 브랜드 간 정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하와이에 들어선 'K빵집'
CJ푸드빌은 오는 28일 뚜레쥬르 하와이 1호점을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인근에 오픈할 예정이다. 매장 인근에는 월마트가 위치해 있으며, 하와이 핵심 관광지인 와이키키 해변과는 약 3.5㎞ 떨어져 있다.
하와이는 연간 약 1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대표 휴양지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거주 비중이 높아 미국 본토와 아시아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하와이가 글로벌 브랜드의 인지도와 이미지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 상권으로 꼽히는 이유다.
식(食)문화 측면에서도 하와이는 진입 장벽이 낮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다국적 소비자층이 공존하고 새로운 외식 트렌드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한국 관광객은 물론 한류 콘텐츠에 익숙한 미국·아시아 관광객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K푸드에 대한 호감도가 쌓인 상황에서 'K베이커리'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리적으로는 미국에 속하지만 소비 패턴은 글로벌 시장에 가깝다는 점도 하와이 상권의 특징이다. 관광과 외식 수요가 결합된 구조는 브랜드 반응과 운영 성과를 동시에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쌀 문화권과 밀 문화권이 공존하는 식문화 환경 역시 부드러운 식감과 트렌디한 메뉴를 앞세운 한국식 베이커리가 안착하기에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이런 흐름 속에 다른 한국 브랜드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BGF리테일의 편의점 CU가 하와이에 매장을 열었으며, 향후 3년 내 5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BBQ치킨과 교촌치킨 등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도 이미 하와이에서 영업 중이다.
하와이를 잡는 자, 세계를 잡는다
이 같은 지역에서 'K베이커리' 대표 브랜드들이 맞붙는다는 점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뚜레쥬르 1호점이 들어서는 알라모아나 센터 인근에는 이미 파리바게뜨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두 매장 간 거리는 불과 수백 미터 거리다. 사실상 '맞대결' 구도인 셈이다.
파리바게뜨는 하와이를 북미 시장 확대 거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2월 호놀룰루 시내 비숍 거리에서 1호점을 열었다. 지난 10월에는 알라모아나 센터 인근 르네상스 호텔&스파 내 2호점을 오픈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파고다 호텔 내 3호점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하와이 주요 관광지와 상업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뚜레쥬르의 하와이 매장은 CJ푸드빌의 미국 법인이 진두지휘한다. 뚜레쥬르는 2004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재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9개국에서 약 58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미국 매장은 약 170여 개다.
뚜레쥬르는 미국 시장에서 'K베이커리' 색채가 강한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국내 매장과 거의 유사한 상품 구성과 진열을 유지하며 한국식 토탈 베이커리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소품목 위주의 미국 베이커리 시장에서 400여 종의 다(多)제품 전략은 현지 베이커리와 차별점이다.
실적도 안정적이다. CJ푸드빌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2022년 763억원, 2023년 1054억원, 2024년 1373억원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순이익은 7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는 뚜레쥬르의 하와이 진출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베이커리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와이는 관광 수요와 로컬 수요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드문 시장이다. 경기 변동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브랜드 체험과 확산 효과를 함께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이미 미국 본토에서 실적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한 두 브랜드가 하와이를 글로벌 확장의 시험대로 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졌다"며 "이를 토대로 미국 전역에서 성장 속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