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이 이탈리안 레스토랑 '올리페페'를 론칭했다. 눈에 띄는 건 CJ푸드빌이 이미 이탈리안 비스트로 '더플레이스'를 20년 가까이 운영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음식을 있는 그대로 즐기려 하는 젊은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브+페페
CJ푸드빌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 이탈리안 비스트로 '올리페페' 1호점을 오픈했다. SPC의 이탈리안 비스트로 '라 그릴리아'가 10년 넘게 운영해 오다 폐점한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올리페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식재료인 '올리브'와 후추를 뜻하는 '페페'의 합성어다. 로마를 대표하는 음식인 '카치오 에 페페(치즈와 후추로만 만든 파스타)'가 연상되는 부분도 있다.
실제로 매장은 이탈리아의 거리 풍경을 옮겨놓은 듯한 구성을 시도했다. 바닥도 이탈리아의 거리를 형상화한 듯 석재 바닥 느낌을 냈고 바 테이블은 로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리석과 붉은 벽돌을 표현했다. 매장 중앙엔 화덕을 설치해 피자를 직접 구워낸다. 갓 구운 피자를 바로 손님에게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장 전체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다.
메뉴 구성도 기존의 한국화된 이탈리아 식당들과 달리 '정통 이탈리안'을 표방한다. 이탈리아의 국민 식전주인 아페롤을 이용한 칵테일, 우유나 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치즈와 후추만으로 맛을 낸 뒤 올리브 크럼블을 더한 '카치오 올리페페', 세 가지 올리브와 다섯 가지 치즈를 올린 올리브 피자 '올리 올리베' 등 이탈리아의 현지 메뉴를 그대로 옮겨왔다.
커피 역시 빠질 수 없다. 정통 이탈리아식을 표방한 만큼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낸다.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에 에스프레소 바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리사르커피와 협업해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피에노, 콘파냐 등 다양한 에스프레소 라인업을 구축했다. 티라미수 역시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서빙한다.
한국 소믈리에 대회 1위 이형택 소믈리에가 직접 큐레이션한 와인도 준비했다.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와인부터 남부 시칠리아 와인까지 이탈리아의 지역별 매력을 담은 와인 컬렉션으로 페어링 완성도를 높였다.
똑같은 '이탈리안' 아니다
사실 CJ푸드빌은 이미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론칭한 '더플레이스'다. 더플레이스를 론칭하던 해 CJ푸드빌은 일본 스카이락과 제휴해 운영 중이던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 사업을 정리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인기를 끌었던 미국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새로운 콘셉트의 레스토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뤄진 '세대 교체'였다.
초창기 더플레이스는 뉴욕 스타일의 다이닝 카페를 표방했다. 하지만 국내 외식업계에 '이탈리아 음식' 열풍이 불면서 2013년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콘셉트를 바꿨다. 당시 유행하던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접목해 모던한 레스토랑을 구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콘셉트의 이탈리안 음식점이 늘었고 '더플레이스'만의 차별점을 찾기는 어려워졌다.
올리페페는 '이탈리아 현지 분위기 구현'에 집중했다. 식당 앞 도로에 테이블을 놓고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 이탈리아의 느낌을 살려 매장 내부를 길거리 감성이 나도록 꾸몄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탈리아에 여행을 와서 식사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려는 목적인 동시에 대기업의 자본력이 있어야 가능한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올리페페에 변화하고 있는 국내 외식 트렌드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지 느낌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와 외국에서 맛봤던 그대로의 음식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밀리 레스토랑의 연장선상에 있는 더플레이스와 별도로 젊은 층을 겨냥한 올리페페를 론칭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리페페엔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크림 파스타 '까르보나라'가 없다. 대신 치즈와 후추만으로 맛을 낸 '카치오 에 페페'에 올리브를 갈아 올린 '카치오 올리페페'를 대표 메뉴로 밀고 있다. 한국 소비자와 타협했다고 보이는 부분은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정도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올리페페는 CJ푸드빌이 축적해온 이탈리안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차별화된 이탈리안 다이닝을 원하는 고객층을 위한 새로운 선택지"라며 "이탈리아의 활기찬 바이브와 여유로운 식문화를 재현하고자 아페리티보(식전주)부터 디저트까지, 이탈리안 미식 여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