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애경, 아시아나 인수 '돌다리' 놓다

  • 2019.10.24(목) 14:53

FI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맞손…자금력 우려 덜어
스톤브릿지, SI로 애경 선택…이해관계 맞아 떨어져

애경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돌다리'를 놨습니다. 애경이 놓은 돌다리는 '스톤브릿지캐피탈'입니다. 스톤브릿지는 앞서 아시아나항공 예비 입찰에 참여해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된 곳입니다. 즉 같은 적격 인수 후보끼리 손을 맞잡은 겁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된 셈입니다.

사실 애경과 스톤브릿지의 연합 가능성은 이미 제기됐었습니다. 그동안 애경은 실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인수 의지나 인수 후 시너지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인수 자금이 부족하다는 점이 늘 애경의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 등에서는 애경이 재무적 투자자(FI)로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시나리오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스톤브릿지와의 연합도 그런 시나리오 중 하나였습니다. 그만큼 둘의 연합 가능성에 대해 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애경은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재무적 투자자 찾기에 골몰했습니다. 실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용한 현금성 자산이 약 4000억원대에 불과한 애경이 1조 5000억~2조원으로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든든한 FI 확보가 필수였습니다.

이 때문에 애경은 다양한 FI들과 접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였습니다. 꽤 오랜 기간 애경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온 곳입니다. 하지만 막판에 최종 협상이 결렬되면서 둘의 연합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애경과 IMM PE와의 연합은 사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였습니다. IMM PE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직접 참여를 고민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인수전 불참을 결정하면서 차선책으로 애경과 연합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IMM PE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불참을 결정했지만 다른 방식으로라도 인수전에 발을 들여놓고 싶어한 것으로 안다"면서 "애경과의 논의도 꽤 깊게 진행됐다. 하지만 마지막에 인수 구조 등에서 양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 테이블을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IMM PE와의 협상이 결렬된 애경은 스톤브릿지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습니다. 마침 스톤브릿지도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인수전에는 FI가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돼있습니다. 이 때문에 스톤브릿지도 함께할 SI가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애경과 스톤브릿지의 컨소시엄 구성은 양측의 이해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든든한 FI가 필요했던 애경은 자산규모 1조 4000억원대 스톤브릿지의 손을 잡아야 했고, SI가 필요했던 스톤브릿지는 애경의 손을 잡아야 했던 겁니다.

당초 업계 등에서는 스톤브릿지의 SI 상대가 누구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SK그룹이었습니다. 스톤브릿지는 2008년 김지훈 대표가 IMM인베스트먼트에서 분할하며 설립한 곳입니다. 김 대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스톤브릿지는 그동안 SK그룹과 굵직한 거래가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2년 신한대체운용과 공동으로 8200억원 규모의 '신한-스톤브릿지페트로PEF'를 결성한 겁니다. 스톤브릿지는 이  PEF를 통해 SK인천석유화학에 투자해 현재 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2016년에는 SK그룹 내 광고사업 부문이던 인크로스 경영권을 최태원 회장의 처남인 노재헌 씨로부터 인수해 코스닥에 상장시켰습니다. 이후 스톤브릿지는 인크로스 경영권을 NHN에 매각했습니다. 최근에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스톤브릿지가 SI로 SK그룹과 손을 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SK그룹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스톤브릿지는 애경과 손을 잡기로 결정한 겁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인수전 흥행 측면에서 무척 아쉬운 대목일 겁니다.

애경과 스톤브릿지도 이미 과거에 함께한 경험이 있습니다. 스톤브릿지는 지난 2017년 애경산업 지분 10%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이때부터 애경과 스톤브릿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에도 도움이 된 것은 물론입니다.

아무튼 애경과 스톤브릿지가 컨소시엄을 결성키로 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2강' 구도로 굳혀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은 재계 순위나 규모, 자금력 등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독주 체제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애경은 자금력 우려를 일정 부분 덜게 됐고, 그동안 줄곧 강조해왔던 인수 후 시너지 등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스톤브릿지의 합류로 단숨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위협할 수 있는 대항마로 올라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스톤브릿지의 합류는 실제로 애경에 큰 힘이 된 듯합니다. 애경은 최근 "전 세계 항공사 M&A 사례 중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회사가 항공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다"면서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의 M&A는 세계적인 트렌드와도 맞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전과 달리 인수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현재 인수 후보자들은 치열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습니다. 물밑 작전도 치열합니다. 애경과 스톤브릿지도 물론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종착지로 가는 길에 돌다리를 놓은 애경은 과연 돌다리의 덕을 볼 수 있을까요? 그 돌다리는 애경을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되는 길로 인도할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