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와 산업의 성장 동력이 점차 꺼지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중국이 제조업 기술을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이다. 게다가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생산성 부진으로 경기가 활력을 잃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그야말로 한국 경제의 '골든 타임'인 지금, 귀담아들어 볼 만한 조언이 담긴 책이 나왔다. 최남수 저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사진).
과거 경제 전문기자로 활약했던 저자는 한국 경제가 성장 체력을 회복시키고 양극화도 완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나라 안팎에 경제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GDP 대비 수출 의존도가 40%에 이르는 소규모 개방 경제다. 그만큼 대외여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중국경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에서 미국 경제까지 침체에 빠져들면 세계 경제가 긴 하강 국면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역시 한국 경제에 악재다. 특히 일자리 파괴를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은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불평등은 소득과 자산을 넘어 건강, 수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이 소득과 자산, 그리고 양극화를 두고 걱정하는 이유다.
이같이 성장과 분배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는 정부가 경제 정책을 실용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장 대 분배, 시장 대 정부, 작은 정부 대 큰 정부, 기업 대 노동. 이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배척하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이 과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 성장을 중시하는 ‘오른손’과 분배를 중시하는 ‘왼손’을 다 같이 쓰는 ‘양손잡이 경제’의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
기업 경영 역시 이해관계자 모두를 중시하는 ‘양손잡이 경영’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한국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업 경영이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 게 한국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데 적합한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2%대 중반인 잠재성장률을 3%대로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게 한국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다. 또한 한국 경제가 지니계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OECD 평균 수준 이상으로 분배가 개선돼야 한다. 저자가 던진 '양손잡이 경제'란 화두로부터 한국 경제를 위한 담론을 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
저자 최남수는 전주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한국경제신문 외신부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서울경제신문 정경부 기자, SBS 경제부 기자를 거쳤고, 머니투데이방송 MTN 사장, YTN 사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오 마이 트위터 라이프’, ‘교실 밖의 경제학’, ‘더리더’, ‘그래도 뚜벅뚜벅’이 있다.
[지은이 최남수/펴낸곳 도서출판 새빛/24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