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래저래 타격을 받고 있다. 우선 중국 사업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는 중국 내 신약 임상의 25%가 진행되는 곳이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 만큼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실제로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GC녹십자, 일동제약, 보령제약, 휴온스 등 20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셀트리온의 경우 이번 사태 직전에 중국 우한시와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공장은 5년간 6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으로, 오는 4월 기공식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4월 기공식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내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중국 정부의 지도 하에 서서히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있지만 여파는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중국 내에서도 인력 수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더라도 중국 내외부 물류 상황이 원활하지 않아 공급망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에선 제약 영업사원들의 병원 출입까지 막힌 상태다. 기존 의약품 관리나 신규 제품 수주를 위해선 직접 병원을 방문하는 영업활동이 필수적인데 다수 병원들이 감염 확산을 우려해 영업사원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메일과 전화를 이용해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8년 중국의 한 원료의약품 공장에서 발암추정물질(NDMA)이 발견되면서 국내 다수 제약사들의 주력 품목이 판매중지 처분을 받은 터라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전망이다. [관련 기사: 발암추정물질 '한번 걸리면 끝'…무너지는 제네릭]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 크기에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되길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다만 내부적으로는 중국을 대체할 신흥국 진출 속도를 높이는 방안 등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