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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복병' 만난 K-뷰티…코스맥스·한국콜마만 웃는다

  • 2024.11.14(목) 07:00

미국 수입품 관세 인상 기조…뷰티업계 ‘고심’
북미 생산기지 구축한 ODM, 수주 확대 예상
현지화에 초점…“고객사 공략·시장 접근성↑”

/그래픽=비즈워치

글로벌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K-뷰티가 북미에서 복병을 만났다. '트럼프 2기' 출범 현실화로 향후 수입품 관세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시장에 힘을 쏟아온 K-뷰티에게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다만 국내 대표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북미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인디 브랜드들에 대한 수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이제야 '차이나 리스크' 해소했는데

국내 화장품 산업은 그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한때는 LG생활건강의 '후'나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중국에서 거둬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K-뷰티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중국 경기 침체와 ‘궈차오(애국 소비)’ 현상 등 차이나 리스크 탓에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따라 K-뷰티는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북미 시장을 지목하고 지속적으로 공략에 나섰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이던 화장품 구매처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북미 시장 공략도 한결 수월해졌다. ‘제2의 K-뷰티 전성기’를 주도하고 있는 중소기업 인디 브랜드들의 시장 진출도 용이해졌다.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높은 관심도 K-뷰티 확산에 한몫을 했다.

그 결과 미국은 현재 K-뷰티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로 떠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74억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62억달러)보다 19.3%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액은 14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8.6% 증가했다.관세 부담에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

하지만 순항하던 K-뷰티에게 변수가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수입품 관세 부과' 우려 때문이다.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중국산 수입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관세를 국내 일부 수출품에 매겼지만 시행될 경우 모든 수출품에 붙게 된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인디 브랜드의 강점인 가격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미국 수출 비용 상승은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가격 상승분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K-뷰티가 그간 미국 현지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K-뷰티의 수출 셈법이 더욱 복잡해진 이유다.

반면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ODM·OEM 업체들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뷰티의 수출은 고객사가 ODM에 제품을 의뢰하고, 이를 납품받아 직접 수출하는 구조다. 인디 브랜드들은 현지에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인디 브랜드들이 북미에서 원활한 영업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ODM·OEM 업계의 미국 공장에 직접 발주를 넣어야 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위기 아닌 기회 됐다

일부 인디 브랜드들은 이미 해외 현지 공장에 제품 생산 가능 여부를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향후 고객사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북미 진출을 원하는 인디 브랜드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공장과 올 하반기 운영에 나선 ‘서부 지역 영업 사무소’를 통해 고객사를 공략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내년 상반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외선차단제와 기초 화장품을 생산하는 제조 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한국콜마가 2016년 인수한 콜마USA(전 PTP)에 이은 제2공장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무엇보다도 2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이들 업체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둔 상태다. 따라서 미국 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향후 이들의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화장품 수출 규제 심화로 현지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필수적이 된 만큼 이미 관련 규제에 대비한 브랜드, ODM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며 "여기에 이번 관세 정책 전망까지 겹치면서 현지에 생산공장이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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