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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식약처, 허술한 의약품 안전관리 바로 잡을까

  • 2020.07.03(금) 09:12

부정허가시 행정처분 강화한 법 개정안 입법예고
본질은 심사 전문성 부족…바이오 인력 확충 절실

인보사에 이어 메디톡신까지 의약품 허가 및 안전관리의 취약점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보건당국이 제도 재정비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9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의약품을 허가받은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 개정안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 및 임상시험 계획 승인 등을 받거나 백신 등 국가 출하승인 시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는 허가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의약품을 제조하면서 제조·품질관리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 현행 제조업무정지 3개월·6개월·허가취소 3단계에서 6개월·허가취소 2단계로 축소, 행정처분 기준을 강화했다.

여기에 바이오의약품 업체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관련 '데이터 완전성'을 준수하는데 필요한 세부사항도 담았다. 품질경영 원칙에 '윤리경영'을 반드시 반영함으로써 데이터를 허위‧조작‧누락하지 않고 기록하도록 했다. 세부지침은 총 111개 평가항목으로 구성됐으며 ▲GMP 관련 데이터 관리범위를 모든 생성 자료로 확대하고 ▲경영진 책임 아래 데이터 완전성 관리·운영 및 ▲데이터 완전성에 취약한 시험항목의 경우 위험평가 실시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번 의약품 안전규칙 개정은 최근 제조‧품질관리 서류 조작 사건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인보사의 경우 지난해 주성분이 허가 받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허가가 취소됐다. [관련 기사: [인사이드스토리]허술한 식약처, 제2인보사 또 나올라]

메디톡신은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원액 및 제품의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났음에도 적합한 것으로 허위기재, 조작된 자료로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해당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했다가 품목허가가 취소됐다.[관련 기사: 식약처, 메디톡신 3개 품목 허가취소 확정]

잇따라 허위 허가자료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식약처는 이번 규칙 개정안 발표와 함께 안전한 의약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허위 및 서류조작 등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격히 처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행정처분 기준 마련 자체는 단순히 법적 규정을 마련한 것일 뿐 큰 의미가 없다. 본질적으로 허가 및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허가심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다행히 보건당국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선의지도 보이고는 있다.

식약처는 지난달 의약품·의료기기 허가 시 임상시험 심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상의사 정원 18명을 충원한 데 이어 의약품·바이오·의료기기의 허가와 심사를 전담할 인력 35명을 추가 모집에 나섰다. 허가심사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분야별 채용인원은 의약품 27명, 의료기기 7명, 바이오 1명이다.

여기서 우려되는 점은 바이오 허가심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보사와 메디톡신 모두 바이오의약품이었고 최근 바이오 분야가 떠오르면서 토종 제약기업들 역시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분야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정부 주도로 바이오 관련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업계와 학계 등을 대상으로 바이오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면 정부와 산업계, 학계 등이 바이오 분야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법 개정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바이오 분야에 대한 허가심사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계적으로 국산 바이오의약품들이 주목받는 시점이다. 그만큼 세계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바이오의약품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전문성 향상을 등한시 한다면 또 다른 인보사와 메디톡신이 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국산 바이오의약품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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