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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인하·반값 세일'…면세점의 깊은 한숨

  • 2020.07.10(금) 17:29

롯데·신라, 인천공항 연장 영업 합의…공실은 면해
온·오프라인 재고 할인 판매…'경영 정상화'는 아직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열린 '면세명품대전 프리오픈' 행사를 찾은 시민들이 개점 시간을 앞두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고난의 행군'이 계속되고 있다. 창고에 쌓인 재고를 대폭 할인해 '떨이 판매'를 실시하고 인천공항 점포 임대료 부담도 줄었지만 여전히 상황은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위기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가 길게는 향후 2~3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인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구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 공항 면세점 임대료 깎고…재고는 '반값 세일'

최근 롯데와 신라면세점 등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다음 달 종료되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 연장 운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공항 면세점이 텅텅 비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5월부터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유찰된 6개 사업권의 사업자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에스엠면세점, 시티면세점과 연장 영업 여부를 협의했다. 이중 롯데와 신라, 시티의 경우 연장 영업에 합의했다. 에스엠의 경우 경영악화를 이유로 철수하기로 했다.

롯데와 신라는 연장 운영에 합의하는 대신 매장 임대료 책정 방식 등은 위기 상황에 맞춰 변경하기로 했다. 현재의 최소보장액(고정 임대료 방식) 대신 매출액과 연동해 임대료를 내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여행객이 90% 이상 줄어든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중도 영업 중단도 가능하도록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른 한편으로 면세점 업체들은 창고에 쌓인 재고 물량을 소진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 등은 지난달까지 약 400억 원 가량의 물량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풀었다. 명품을 시중 판매가보다 최대 70%까지 할인해주다 보니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당일 준비 물량의 대부분이 팔려나가는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도 '반값 명품'을 팔 수 있도록 하면서 재고 소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따이공 의존 더 심해져…"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답답"

이처럼 면세점 업체들이 위기 타개를 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면세점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면세 시장 매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50%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월별 매출액은 4월이 저점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말까지 개선 폭은 미미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경 간 출입국 규제가 눈에 띄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면세 시장 규모가 그나마 절반가량 유지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기업형 보따리상(따이공)' 덕분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중 기업형 따이공이 차지한 비중은 40%가량이었다. 올해에도 따이공들이 작년과 비슷한 구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면세점 구매주체별 매출 비중 추이. [자료=KB증권]

이런 현상은 당장 국내 면세점들의 생존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줄어들면서 중국 보따리상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구조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실제 최근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에서 할인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면세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기업형 따이공은 주로 한국 화장품을 대량 구매한 뒤 중국 현지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이어질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임대료를 깎고 반값으로 재고를 소진하면서 어떻게든 버티고는 있지만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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