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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럭셔리펀드는 럭셔리했다

  • 2020.12.15(화) 15:27

럭셔리 기업 투자펀드들 올해 수익률 '양호'
명품기업들, 포스트 코로나 전략 변화 눈길

코로나19가 가져온 커다란 변화 중 하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상당 기간 해외여행을 기약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그로 인해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았고,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명품 기업들에도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는데요.

그럼에도 올해 글로벌 증시 흐름 전반이 양호한 덕분에 소위 '럭셔리' 기업들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 성과는 양호했습니다. 국내 럭셔리 펀드로 분류되는 펀드들의 보유 종목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럭셔리 펀드를 찾아보면 3개가 꾸준히 검색이 되는데요.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입니다. 이들 펀드들의 보유종목을 보면 성격이 조금씩 다른데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명품 기업들로 구성된 펀드도 있고 좀 더 광범위한 개념의 럭셔리 기업 주식을 보유한 펀드도 있습니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명품기업들이 보유종목 상위에 포진해 있습니다. 구찌를 운영하는 케링이 8%대로 가장 높고 루이비통 브랜드로 잘 알려진 LVMH가 엇비슷한 비중으로 담겨 있습니다. 에르메스, 에스티로더, 몽클레어 등도 눈에 띄네요.

특히 테슬라와 페라리도 상위 종목에 랭크돼 있는데 럭셔리 기업을 단순히 명품 가방과 의류, 화장품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인상적입니다. 페라리와 테슬라는 기존에 이 펀드에 편입돼 있지 않다가 포함된 경우이기도 합니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는 전 세계 신흥 부자들의 소비가 집중되는 하이엔드(high end) 산업 기업들에 주로 투자합니다. '하이엔드'는 최고의 품질과 성능, 최신의 사양을 갖춘 물건을 지칭하죠. 보유종목을 보면 애플과 함께 페이스북, 아마존, 알파벳 등 FANG 주식들이 눈에 띄고요. 케링과 LVMH, 테슬라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의 경우 럭셔리 펀드로 나오지만 상위 종목을 보면 일반적인 명품기업이 들어가 있진 않습니다. MS와 애플, 알리바바, 비자, 어도비,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주로 미국 주요 주식들을 담고 있어 무늬만 럭셔리 펀드라는 인상을 줍니다.

앞선 2개 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이 20%대 후반에 달합니다. 3년 수익률은 각각 30%와 50%대로 장기적인 수익률도 우수한 편입니다.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도 1년 수익률이 8%대로 양호하죠.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서도 럭셔리 기업에 투자하는 ETF가 있습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글로벌럭셔리S&PETF는 기초지수로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추종합니다. S&P 글로벌 럭셔리 지수는 명품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중 규모가 큰 80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테슬라, LVMH, 케링, 에스티로더, 다임러, 에르메스, 나이키, 페라리 등이 상위 10종목에 랭크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럭셔리 기업들의 향후 전망은 어떻까요. 여행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감소하고, 온라인 소비는 폭증하는 큰 변화를 맞고 있는데요. 

딜로이트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 소매 판매는 지난 4월 한 달간 전달 대비 209%나 늘어나는 등 이커머스를 통한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행히 럭셔리 기업들도 기존 판매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디지털 판매 채널을 늘려가고 있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럭셔리 기업들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기업들은 자체 공장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딜로이트그룹은 탄소중립이 명품 브랜드 기업의 핵심 가치를 상징하게 됐다고 평가했는데요. 적어도 럭셔리 펀드들의 하방 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개별 명품 기업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간간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LVMH에 대해 명품 사업자 중에서 시장 대응과 전략 수행에서 가장 탁월하고 브랜드 파워가 높다고 평가했고, 메리츠증권은 에르메스를 글로벌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로 평가하며 실적 성장에 따른 주가 상승 선순환을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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