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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낮추고 땜빵하고'…면세점, 벼랑 끝 버티기

  • 2021.02.26(금) 16:47

롯데·신라 빠진 자리 신세계·현대로 임시 대체
정부, 특허 수수료 감면…업계 "장기적 지원 필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고난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정부가 나서서 면세점 특허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춰주는 등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앞길이 막막하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는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철수하고, 이 빈자리를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경복궁 면세점이 임시로 채우게 됐다. 면세점 업체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빠른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롯데·신라 철수…'신세계·현대·경복궁'이 메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달 말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면세점에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철수한다고 밝혔다. 대신 빈자리를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와 경복궁,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임시로 채우게 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세 업체가 채우는 공간은 기존 롯데·신라면세점이 철수한 공간의 일부로, 남은 공간은 공실로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롯데와 신라가 고용하던 직원들의 경우 세 업체가 일부 승계한다. 총 636명의 직원 가운데 165명이다. 나머지 470명가량은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신라면세점의 계약 기간은 지난해 만료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입찰로 선정된 새 사업자가 코로나19로 사업권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두 업체는 인천공항의 요청으로 이달까지 6개월간 영업을 연장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존속 사업자의 임시 운영과 종사자 고용 승계 방안을 추진하는 성과를 도출했지만, 전원 고용 승계에 이르지는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 인천공항 면세점을 조속히 정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정부, 특허 수수료 절반 감경…"장기 대책도 필요"

앞서 정부는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특허 수수료를 감면해주는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2일 2020~2021년 매출에 대한 특허 수수료를 현행 대비 50% 감면하는 내용을 담은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 면세점 특허 수수료율은 대기업의 경우 매출에 따라 0.1~1.0%, 중소·중견 기업은 0.01%다. 이번 대책으로 업체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300억 원 이상을 아낄 수 있게 됐다.

면세점 업체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갑 한국면세점협회장(롯데면세점 대표)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면세 산업을 지원해 준 국회와 정부에 감사하다"며 "특허 수수료 감면 지원을 바탕으로 면세 업계가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정국을 맞아 매출하락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과 면세점의 모습. /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면세점 업체들은 이번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장의 어려움을 완화해주는 대책이긴 하지만 임시적인 방편인 만큼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잦아들게 되면 이런 지원책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면세점 구매 한도 인상 등 면세 산업을 다시 살릴 수 있을 만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5조 5000억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38% 줄었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HDC신라 등 상위 5개 면세점의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354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 4502억 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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