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날씨가 따뜻해져 야외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소비 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백화점이나 면세점 실적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불황 끝' 백화점·면세점 실적 반등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액지수가 120.5를 기록해 지난 199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명절이나 계절효과 등 외부 요인을 모두 제거한 국내 소매판매액 규모를 나타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백신 접종 확대에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각종 소비지원 정책도 있어 소매 판매가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간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백화점과 면세점의 매출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비가 30.6% 늘었고 면세점은 51.6%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는 각종 통계치에서 지속해 확인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늘었다. 올해 2월 39.6%, 3월 77.6% 증가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지난달 매출 증가율이 11.2%라는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면세점 역시 반등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55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가량 증가했다. 월별 매출이 1조500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처음이다.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타격이 컸던 탓에 올해 매출 증가율이 높아 보이지만 아직 '정상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다만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보복 소비' 본격화…"고성장 이어갈 것"
업계에서는 이번 회복세가 지속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 업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심리가 살아났다가도 금세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실적이 부침을 겪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맞물려 실적이 개선하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백화점 업계의 경우 그간 '불황' 속에서도 반등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2월 여의도에 '더 현대 서울'을 개점해 흥행에 성공했다. 오는 8월에는 신세계 대전 엑스포점과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각각 개점한다. 더불어 신세계 강남점과 경기점, 롯데백화점 본점 등은 리뉴얼을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업체들은 상반기 가장 큰 폭의 회복을 보였다"며 "코로나 19 발생 초기였던 2~3월 기저가 워낙 낮다 보니 상상 이상의 신장률이 나타나며 주가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업체가 2019년 매출액 이상으로 회복되며 코로나 19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절대적인 매출액 증가율은 두 자릿수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명품 소비 트렌드, 보복 소비가 확대됨에 따라 백화점 부문은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면세점의 경우 해외여행 재개는 올해까지는 어렵지만, 전년도 기저효과로 매출 증가율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