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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승자는 없었다"

  • 2020.10.02(금) 14:27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3라운드 돌입
입찰조건·경영환경 변화 없는 재공고
수의계약마저 실패하면 내년 3월 공실사태

신라호텔 이부진과 신세계 정유경, 롯데의 신영자 등이 대거 참여하며 '재벌가 딸들의 전쟁'으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4기 사업자 2차 입찰이 또 실패하면서 공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입찰 실패의 원인이 가격이 아니라 참여 업체수 부족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인천공항공사는 29일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재공고를 냈다. 2차 공고의 재공고로 3차 공고는 아니지만 사실상 3라운드다. 재공고 형식이다 보니 조건은 앞서 2차 공고와 같다. 대기업 사업권 4곳(DF2, DF3, DF4, DF6)과 중소·중견사업권 2곳(DF8,DF9) 사업자가 모집 대상이다. 사업기간 영업개시일로부터 5년이다.

1차년도 최저 수용금액은 ▲ DF2 842억 원 ▲ DF3 505억 원 ▲ DF4 462억 원 ▲ DF6 303억 원 ▲ DF8 162억 원 ▲ DF9 140억 원 등이다. 모두 1차 때와 비교하면 30% 인하된 가격이다.

재공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실 우려가 크다. 1차 공고 유찰 이후 공사 측이 최저 입찰 가격을 낮추고 월 임대료도 매출 연동방식으로 조정했음에도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재공고는 유찰된 2차 입찰과 조건이 같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상황이 달라진 게 없다.

현재 면세점업계는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유지 자체가 도전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1월 2조 247억 원에서 지난 4월 9867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5월 1조 179억 원, 6월 1조 1130억 원, 7월 1조 2515억 원, 8월 1조 4441억 원으로 회복세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다. 그나마 매출이 오르더라도 여전히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모두 적자다.

유찰된 앞선 입찰에서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은 아예 입찰을 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일부 구역에 참여했으나 이들이 각각 다른 구역에 입찰하면서 복수 경쟁입찰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 유찰됐다. 

인천공항은 계속된 유찰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은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사상 최초로 45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내년에는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번 입찰도 최종적으로 유찰될 경우 면세점 사업은 이제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실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017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사업자 선정 당시 총 7번의 유찰 끝에 신세계면세점과 DF3(패션·잡화) 구역에 대한 수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의계약도 쉽지 않을 것이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의계약마저 실패하면 내년 3월부터 면세점 자리는 공실이 불가피하다. 사업을 벌이는 것 자체가 공항과 면세사업자 모두에게 희생을 불러올 정도로 경영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현재 면세점 사업자 입장에서는 정부에서 강제한 공항시설 사용료·상업시설 임대료 감면 조치 덕분에 가까스로 연명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치가 계속될수록 공항의 경영환경은 나빠진다. 공항 측은 임대료 감면 조치가 종료되는 연말을 기다리는 중이지만 면세 사업자 자체가 남아있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면세점 업계의 경영환경이 너무 나빠서 철수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공항 측이 면세점 계약 조건을 파격적으로 바꿨다고 해도 지금 코로나 19를 뛰어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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