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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무알코올 맥주' 갑자기 뜨는 까닭

  • 2020.11.10(화) 09:40

올해 판매량 급증…'혼술·코로나·온라인' 등 호재 줄줄이
'하이트·롯데' 시장 선점…오비·칭타오 등 후발주자 가세

최근 국내 주류 시장의 트렌드는 단연 '저도주'입니다. 술을 점차 가볍게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류 업체들도 기존 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저도주를 넘어 아예 알코올이 없는 '무알코올 맥주'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술인데 알코올이 없는 제품입니다 .사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무알코올 맥주'가 아니라 '무알코올 음료'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무알코올 맥주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제품이긴 합니다. 최근 부쩍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규모는 작습니다. 그런데 올헤 들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주류 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따라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신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먼저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현황을 살펴볼까요.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무알코올 음료 시장규모는 153억 원입니다. 지난 2014년 81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꾸준히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국내 맥주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증가세도 빠르다고 하기는 아직 좀 애매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국내 시장의 선두 주자는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맥주' 제품을 선보인 하이트진로입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자사의 대표 맥주 브랜드였던 '하이트'를 내세운 '하이트제로'를 출시했습니다. 하이트제로의 무알코올 맥주 시장 점유율은 60%가량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무알코올 맥주는 엄연히 말해 '음료'이기 때문에 이 '하이트제로'를 내놓은 법인도 정확하게는 '하이트진로음료'입니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하이트제로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791만 캔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767만 캔)을 넘어섰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7년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현재 시장 점유율 20~3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요. 이 제품의 경우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70%가량 늘었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연말까지 매출액이 전년보다 두 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자 경쟁사들도 관련 제품을 줄줄이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오비맥주도 지난달 '카스 제로'라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수입 맥주 업체인 칭따오 역시 지난 6월 '칭따오 논알콜릭'을 내놨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올해 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이른바 '혼술·홈술'족이 증가했다는 점이 꼽힙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혼술족'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요. 올해는 이런 흐름이 더욱더 가팔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혼술은 무작정 취하자고 술을 마시기보다는 '여유'를 즐기려고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저도주나 무알코올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건강을 챙기려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덤벨 경제'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건강을 챙기고 자신의 몸을 가꾸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죠. 이들에게 무알코올 맥주는 기분을 내면서도 '근손실(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을 줄일 수 있는 제품으로 여겨집니다. 

사진 = 이명근 기자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최근 '트렌드'에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주 외에는 술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송받을 수 없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음료'이기 때문에 온라인 주문이 가능합니다.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무알코올 맥주 시장이 커지는 데에 일조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다양한 무알코올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 국내 출시된 제품들의 특징도 제각각입니다. '카스제로'나 '칭따오 논알콜릭'의 경우 일반 맥주와 동일한 발효 과정을 거치다가 마지막에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따라 알코올이 0.05% 미만 정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반면 하이트제로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의 경우 발효 과정 없이 맥아 엑기스에 홉과 향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알코올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알코올보다는 칼로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있을 텐데요.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의 경우 350㎖ 기준 30㎉ 입니다. 시중에 나온 주요 제품 중에서는 칼로리가 가장 적습니다. 카스 제로의 경우 95㎉로 클라우드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하이트제로는 60㎉입니다.

일본의 경우 무알코올 음료 시장이 연간 7000억 원대에 달합니다. 실제 일본의 편의점에는 다양한 무알코올 맥주 제품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무알코올 맥주가 음료 시장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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