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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3색 시대' 열리나…녹색부터 투명병까지

  • 2021.01.28(목) 13:55

오비맥주, 녹색병 '한맥' 출시…카스 투명병 검토
하이트진로, '테라' 앞세워 오비 추격…경쟁 심화

국내 맥주 제품들의 '색깔'이 변하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 2위인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9년 신제품 테라를 녹색병으로 내놓으면서 촉발한 변화다. 오비맥주는 최근 '한맥'이라는 맥주 신제품을 녹색병으로 출시해 하이트진로에 맞불을 놨다. 또 주력 브랜드인 카스는 아예 투명 병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주요 맥주 제품들은 갈색 병과 녹색 병, 투명 병 등으로 다양해지게 된다. 

그간 국산 맥주는 다 비슷하다던 인식이 많았다. 맛뿐만 아니라 제품 포장도 갈색으로 비슷해 이런 인식은 더욱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다양한 수입 맥주는 물론 수제 맥주까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맥주 시장에 변화가 찾아왔다. 이에 국산 맥주 업체들도 브랜드 차별화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 국내 1위 오비 맥주의 '변신'

오비맥주는 새로운 맥주 제품 '한맥(HANMAC)'을 정식 출시한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한맥은 한국적인 맛을 구현하기 위해 100% 국산 쌀을 사용해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품을 녹색병에 담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알코올 도수는 4.6도로 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오비맥주는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신제품에 대한 연구와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한맥은 그 일환이다. 첫 광고 모델로 배우 이병헌을 발탁하며 한맥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오비맥주 신제품 '한맥'. [사진=오비맥주 제공]

유희문 오비맥주 부사장은 "독일이나 벨기에, 체코 등 다양한 지역을 대표하는 라거는 단순한 맥주를 넘어 그 지역 자체를 상징하기도 한다"며 "'한맥'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정한 'K-라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또 자사 주력 브랜드인 카스를 아예 투명 병으로 교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지난 1995년 내놓은 '카프리'가 투명 병으로 제작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카스의 포장 라벨을 일부 변경하는 게 아니라 병 자체를 바꾸는 '전면 리뉴얼'을 추진한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여전히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가 승부수를 던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 급변하는 맥주 시장…'국산 브랜드'도 차별화 바람

오비맥주가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최근 국내 맥주 시장에 심상치 않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우선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9년 내놓은 테라가 맥주 브랜드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지난 2012년 이후 국산 맥주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테라가 지속해 인기를 끌면서 1위 자리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 카스·테라·클라우드, 여름전쟁이 '운명' 가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기존 30%가량에서 지난해 40%대 초반으로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수년간 점유율 50~60%대를 유지했던 오비맥주의 경우 40%대 후반까지 낮아지는 추세다.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앞세워 오비맥주의 턱밑까지 쫓아온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한맥의 제품 병을 녹색으로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테라가 녹색병을 앞세워 인기를 끄는 데 맞불을 놓는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국산 맥주 중 테라만 녹색병이라는 차별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카스를 투명 병으로 교체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일단 카스의 기존 이미지를 대폭 개선해 최근의 '판'을 바꾸려는 의지가 읽힌다. 특히 투명 병의 경우 경쟁사들이 단기간에 따라올 수 없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맥주를 투명 병에 담을 경우 빛에 노출돼 맛이 변질할 가능성이 커지는 탓에 대부분 업체가 이를 피해왔다. 하지만 오비맥주의 경우 이미 카프리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은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 따르면 맥주 주원료 중 하나인 홉을 달리 쓰면 맛의 변질을 피할 수 있다. 다만 홉을 바꿀 경우 기존 카스의 맛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처럼 맥주 업체들이 주력 브랜드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국산 맥주 제품들도 점차 다양화하는 분위기다. 수입 맥주와 수제 맥주가 국내 맥주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워가면서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계속 제기됐다. 관련 기사 ☞ 수제맥주, 편의점 타고 날았다

업계 관계자는 "'혼술', '홈술' 시장을 중심으로 맥주라고 하면 무조건 국산만 찾던 인식이 점차 줄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더욱 확산하기 전에 국산 맥주 브랜드들도 제각각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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