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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연타 맞은' 유니클로…부활 가능성은

  • 2020.12.11(금) 13:24

국내 최대 '명동중앙점' 폐점 결정…사업 축소 지속
불매운동에 코로나19까지…온라인 시장 성장도 '악재'

국내 유니클로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던 명동중앙점이 내달 말 폐점한다고 합니다. 놀랍다기보다는 올 것이 왔다고 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국내에서 유니클로가 어려움을 겪은 지 벌써 1년 반이 다 돼가니까요. 

유니클로는 지난해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면서 타격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까지 겹치면서 매장은 내내 한산하기만 했고요. 게다가 패션 부문에서도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주로 매장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온 유니클로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명동중앙점은 명동역 바로 앞에 위치해있습니다. 유니클로에겐 상징적인 점포입니다. 이 점포는 지난 2011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지어져 화제를 모았습니다. 4개 층, 약 1128평에 달하는 매장에 수많은 소비자가 몰렸습니다. 오픈 당일에만 2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일본 본사에서도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매 운동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명동 매장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명동에서는 유니클로뿐만 아니라 후아유와 에이랜드, H&M 등 유명 의류 매장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말 187곳이었던 매장을 지난달 말 165곳으로 줄었습니다. 유니클로가 매장을 줄이는 것은 일단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기 위해서입니다. 일각에서는 유니클로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유니클로 측은 여전히 한국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철수 계획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최근 '2020년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연간 매출이 6297억 원으로 전년(1조 3781억 원)보다 54% 줄었습니다. 말 그대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영업손실 규모는 883억 원에 달합니다. 2019 회계연도에는 영업이익 1994억 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적자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 유니클로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4년 말 한국 시장에 진출해 'SPA(생산·유통 겸업)'라는 개념을 국내에 알리면서 주목받았습니다. 2006 회계연도 당시 연간 매출액은 205억 원이었습니다. 이후 빠르게 몸집을 키우면서 2015년에는 1조 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렇게 사랑받았던 유니클로는 과연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일본 불매운동은 여전히 여파가 있긴 하지만 많이 사그라든 것이 사실입니다. 코로나19 사태도 백신과 치료제 등을 통해 내년에는 잦아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니클로 입장에서는 두 가지의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유니클로가 외면받는 사이 국내 SPA 브랜드들이 틈새를 파고들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최근 이랜드그룹은 패션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6개 여성 브랜드를 전담하는 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만들어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매각으로 생긴 돈은 스파오로 대표되는 SPA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015년 2400억 원가량이었던 스파오의 매출은 지난해 3200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올해도 3500억 원 정도로 매출액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올해 내내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의류 매장이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실적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해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겁니다.

[사진=이랜드 제공]

이 밖에도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와 신성통상의 '탑텐' 등도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탑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400억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36%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여전히 건재하던 의류 품목에서도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겁니다. 매장 위주로 사업을 해오던 유니클로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흐름입니다.

가장 주목받는 건 '무신사'입니다. 무신사는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무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성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일종의 온라인 SPA 브랜드가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630억 원으로 전년보다 3.7배나 증가했습니다. 무신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6%에서 지난해 29%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더욱이 무신사 스탠다드는 유니클로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로그 등에서 유니클로와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교하는 포스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라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운동으로 '유니클로보다 싼' 대체 브랜드로 부상하며 새로운 기본 템의 성지로 등극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여러모로 유니클로에는 좋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유니클로가 이런 악재들을 극복하고 과거와 같은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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