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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넘는 가구 3사, 돌파구는?

  • 2022.08.26(금) 07:20

[워치전망대]주요 가구업체 일제히 '부진'
원자재 물류비 급등…하반기도 어두워
체질 전환 등 '포스트 코로나' 전략 주목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가구업계가 지난 2분기에도 고전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등 주요 업체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원부자재와 물류비 등 제반 비용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주택 경기 위축도 결정타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집콕' 호재가 사라진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셈이다. 

가구업계는 지난 상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도 시장 상황은 어둡다. 잇따른 금리 인상에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의 단기 실적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각사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우울했던 2분기

가구 업계 1위 한샘은 지난 2분기 매출액 5002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 92.2% 감소했다. 특히 한샘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 리모델링 부문의 매출이 1761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2382억원) 대비 26%가량 축소됐다. 한샘 관계자는 "주택거래량 급감,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상승 등 금리 인상 기조,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현대리바트도 부진을 피해 가지 못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분기 2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600억7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가구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가정용 가구와 주방 가구, 인테리어 제품 등을 취급하는 B2C 가구 부문이 831억원으로 4.7% 줄었다. B2B 가구 부문 매출도 860억원으로 14.5% 감소했다. 현대리바트 측은 "오피스와 선박용 가구 등의 매출은 올랐지만 아파트 건설에 납품하는 빌트인 가구가 역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까사는 외형 확대에 그쳤다. 신세계까사는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6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42억원의 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 보다 적자 폭이 확대했다.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과 공격적 투자 집행으로 외형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대외적 요인이 발목을 잡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그룹 편입 5년이 안 된 만큼 수익 구조를 다지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과도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보릿고개'가 온다

하반기에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가구업계는 코로나19 대표 수혜업종이었다. 재택근무와 집안 생활이 늘며 인테리어와 가구 등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더 이상 그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됐다. 해외여행 본격화도 장기적으로 악재로 평가된다. 프리미엄 가구 수요에 몰렸던 보복 소비 수요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오늘의집 등 리빙 플랫폼의 약진도 가구업계의 리스크로 평가된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금리 인상에 주택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도 우려를 더한다.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 인테리어와 가구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5만304건으로 전월(6만3200건) 대비 20.4%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8만8922건) 대비 43.4% 감소한 수치다. 특히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주택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이 때문에 주택 시장 위축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최근 곡물 등 가격은 안정세를 찾고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와 가구 자재의 상황은 여전히 높다. 폴리염화비닐(PVC)과 수입 목재의 가격이 오름세다. 특히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더 높이고 있다. 이날 기준 달러/원 환율은 1334원이다. 전년 보다 1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물류난과 시공기사 인건비 상승도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3사 '돌파구' 전략은

가구업계 주요 3사는 각자 하반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한샘은 홈리모델링 분야에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실현', '고객 경험 혁신', '시공 혁신'이 핵심 키워드다. 이를 통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목표다. 그동안 쌓은 설계·물류·시공·유통 경쟁력에 IT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최종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인사와 조직을 정비 중이다. 

한샘디자인파크 / 사진=롯데백화점

현대리바트는 토탈 인테리어 유통망 확대에 나선다. 지난 상반기에 선보인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가 대표적이다. '집테리어'는 제품 상담, 컨설팅, 구매, 시공 등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토탈 인테리어 전시장이다. 백화점과 아울렛 주요 점포에 전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강남과 수원에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대리바트는 해외 프리미엄 가구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까사는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복합 문화 공간 '까사그란데'와 같은 차별화 매장에 힘을 준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발맞춰 공간의 힘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식음료(F&B),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이종 업체와 협업 중이다. 단순 가구 판매를 넘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해 전국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온라인 쇼핑 플랫폼을 개선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주력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가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외 변수에 따른 타격을 상쇄시키긴 어려운 상황" 이라며 "가격 인상 등 방법도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의 위협도 커지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장기전에 돌입해 기존 사업 영역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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