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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집었더니 가격에 '헉!'…김장철엔 괜찮을까?

  • 2022.09.20(화) 07:20

배추 가격 폭등에 '김치 대란' 우려
온라인몰 등 포장김치 '품절' 이어져
10월 안정세 전망…'가을배추' 관건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배추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지난여름 기상 악화로 '고랭지 배추'의 작황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다. 이른바 금(金) 배추에 '포장 김치' 대란도 빚어지고 있다. 김장보다 사서 먹는 게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품절 사태까지 나타났다. 

관건은 앞으로 출하되는 가을배추의 작황이다. 산지가 고랭지 배추보다 넓은 만큼 공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도 10월부터는 배추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변수는 지난여름 덮친 태풍 '힌남노'의 영향이다. 아직 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무섭게 오른 '배춧값'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0㎏(상품)의 도매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3만2940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1만5208원) 대비 116.6% 올랐고, 한 달전(1만7576원)과 비교해도 2배 가량 올랐다. 앞서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추석 전 3주간 배추 총 1만톤을 시장에 조기 공급했다. 하지만 상승세를 잡지 못했다. 추석 이후 가격이 더 올랐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오히려 조기 공급이 지금의 상승세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수확되는 배추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된 '여름배추'다. 지난여름 잦은 강우와 폭염으로 작황이 유독 나빴다. 여기에 에너지와 물류비 등 제반 비용 상승까지 겹쳤다. 농림축산식품부(농축산부) 측은 "이른 추석 성수기 수요 증가에 대비한 조기 수확으로 추석 이후 공급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치에 들어가는 다른 농산물도 오름세다. 무 역시 20㎏(상품)에 2만8460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1만1564원)보다 146.1% 뛰었다. 같은 기간 양파(상품·15㎏)도 2만2740원으로 1년 전(1만4535) 대비 56.4% 상승했다. 이외에도 파(상품)도 1㎏당 11.1% 뛴 2194원, 깐마늘(국산·20㎏)은 6.4% 오른 16만6667원이다. 특히 붉은고추(상품·20㎏)가 7만3060으로 1년 전(5만2772원)보다 38.4% 상승했다. 다른 부재료인 굵은 소금의 소매 가격도 15% 뛴 1만1168원이었다. 

포장김치도 '오름세'

배추 가격이 크게 오르자 포장김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김포족'(김장 포기족)이 늘고 있다. 직접 김장을 해도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일부 온라인몰과 대형마트에서는 포장 김치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부터 대상의 자사몰인 '정원e샵'에서 김치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배추김치, 깍두기, 파김치 제품 모두 '일시품절'인 상태다. CJ제일제당 자사몰 'CJ더마켓'에서도 일부 포기김치의 판매를 중단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대상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배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마트 등 거래처를 중심으로 상품을 공급하다 보니 온라인 물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추 생육 기간이 45일 정도다. 여름 파종된 가을배추가 풀리기 시작하는 10월 중순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태풍 등 앞으로 기상 여건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포장김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대상과 CJ제일제당 모두 최근 포장김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비 부담이 커진 것이 이유다. 대상은 다음달부터 종가집 김치 제품의 판매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앞서 CJ제일제당도 지난 16일부터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3% 올렸다. 농협중앙회도 '한국농협김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김장철'에는 괜찮을까

정부는 배추 가격이 곧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을배추 출하가 10월부터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고랭지 배추는 고도가 높은 강원 산간 지방에서 재배한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석 달 정도 출하가 이뤄진다. 산지가 한정적인 탓에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여름 잦은 폭염, 폭우로 작황이 나빴다. 이른 추석 탓에 예년보다 출하도 빨랐다. 현재 배추 가격이 높은 주원인이다. 

/ 사진=비즈니스워치

반면 김장에 주로 쓰는 배추는 가을배추다.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 출하된다. 강원 산간 지방에 한정된 고랭지배추와 달리 산지가 '전국구'다. 특히 올해 재배면적은 평년보다 늘어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평년(1만3444㏊)보다 1.3% 증가한 1만3625㏊(헥타르)로 관측됐다. 정부 대책도 가격 인하 기대를 높인다. 정부는 다음달 초 들여오려던 배추 물량 600톤을 이달 하순에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배추 공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가을배추 파종은 보통 8월 말과 9월에 이뤄진다. 앞서 이 시기는 태풍 힌남노가 남부 지방을 강타한 기간이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배추 파종 시기가 1~2주 지연되기도 했다. 수확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아직 힌남노의 여파를 가늠하긴 힘들다. 여기에 물류비와 인건비 등이 인상된 여파도 고려해야 한다. 농산물도 글로벌 유가와 인플레이션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을배추의 체감 가격이 기대만큼 낮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정부는 재배 면적 증가 등 인하 요인이 더 많다고 보고 있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현재 수확되는 배추는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여름 배추"라며 "노지 재배 영향 등으로 기상 여건이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말부터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이뤄지면 공급이 증가해 가격도 점차 하락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준고랭지 배추 재배면적도 평년보다 늘어난 만큼, 생산량도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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