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회사가 도용했다는 고객의 주장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SPC삼립 측은 이미 제안 전에 수립된 계획에 따라 제품을 출시한 만큼 고객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18일 SPC삼립 등에 따르면 해당 고객은 SPC삼립이 최근 새롭게 출시한 보름달 제품과 관련해 자신이 지난해 4월 제안한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SPC삼립은 고객이 제안하기 전 이미 관련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고객은 지난해 4월 29일 SPC삼립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대화창에 '보름달' 빵에 대해 "토끼를 여러 콘티로 늘려 자체 캐릭터로 만들고 이름은 '보름이'로 해 띠부씰을 넣기를 건의드린다"는 내용의 제안을 했다. 당시 SPC삼립 측은 "많은 관심과 의견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유사한 제품이 출시된다면 삼립 인스타를 통해 빠르게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후 지난 2일 SPC삼립은 보름달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토끼 캐릭터 '보름이'를 선보이고 제품 내 스티커인 띠부씰을 넣어 출시했다. 이에 고객은 SPC삼립이 아무런 얘기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베꼈다며 고객센터를 통해 항의에 나섰다.
이에 대해 SPC삼립은 고객이 지난해 SNS에 의견을 올리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내부에서 자체 캐릭터 기획과 네이밍이 완료돼 있던 상태라고 밝혔다. 고객의 공개적인 제안이 있기 훨씬 전인 2021년부터 보름이 캐릭터에 대한 스토리는 물론 '보름이'라는 캐릭터 이름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보름달 자체 캐릭터 논의는 2021년 10월부터 시작됐고 캐릭터 기획과 네이밍은 2022년 1월에 이미 완료된 바 있다"며 "띠부씰 마케팅은 포켓몬빵을 비롯, 이미 수많은 제품에 활용된 아주 보편적인 마케팅이며 2017년과 2022년 보름달 제품에도 적용해 판매한 적이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말했다.
SPC삼립은 2021년 10월 5일 생성된 내부 보고 문서에서 보름달 자체 캐릭터에 대한 논의 내용을 담았고 2022년 1월 12일 문서 상으로도 보름달 캐릭터 '보름이'가 포함된 마케팅 계획을 수립했다. 고객이 유사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시점은 지난해 4월 29일로 실제 제품이 출시되자 고객이 오해했다는 설명이다.
SPC삼립은 "고객들의 제품이나 마케팅 아이디어는 월 5-60건 이상 접수된다"며 "회사가 이미 검토했거나 진행 중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출시나 론칭 이전 정보를 외부에 알릴 수는 없어 일반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