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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담배 실적 보니…BAT코리아 실속 못 챙겼다

  • 2023.04.11(화) 10:05

영업익 증가율, 한국필립모리스 163%↑ BAT코리아 12%↓
KT&G 영업이익률 30%대로 '압도적 1위' 고수

지난해 KT&G·한국필립모리스·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제조(이하 BAT코리아) 등 담배 회사들의 실적이 엇갈렸다. 성장하고 있는 국내 전자담배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KT&G와 한국필립모리스의 실적은 개선됐다. 하지만 BAT의 국내 생산 법인인 BAT코리아는 내실 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국내 담배 시장도 서서히 궐련(종이로 말은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만큼 향후 전자담배 시장이 수익성의 열쇠를 쥐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그래픽 = 비즈워치

필립모리스 영업이익 껑충

1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필립모리스의 매출은 6868억원으로 2021년보다 21.5% 증가했다. 내실은 더 좋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162.5% 늘었다.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비용(판매비와 관리비)은 오히려 10% 줄어들면서다. 2021년 5.4%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1.7%로 뛰었다. 

영업이익이 2519억원(영업이익률 31%)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던 2015년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실적을 발표한 KT&G도 장사를 잘했다. 한국인삼공사 실적이 연결되지 않는 KT&G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은 3조6944억원으로 2021년보다 5.8%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1203억원으로 3.4%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30.3%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궐련 시장 총수요가 1% 감소한 가운데 KT&G의 해외 궐련 수출과 전자담배가 성장을 이끌었다. KT&G 작년 해외 궐련 매출은 1조98억원으로 2021년보다 47.2% 늘었다. 여기에 차세대담배(NGP) 부문의 작년 매출(8763억원)도 73.9% 증가했다.

반면 BAT코리아제조는 내실 없는 성장이었다. 이 법인의 작년 매출은 5398억원으로 2021년보다 14.3%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영업이익은 446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매출원가 부담이 커졌고, 판관비도 늘어난 탓이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7%에서 2022년 8.3%로 떨어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285억원)도 33.6% 줄었다. 2017년 이후 줄곧 해오던 배당도 지난해엔 하지 않았다.

BAT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BAT그룹 소속 네덜란드법인 로스만파이스트비브이(Rothmans Far East B.V.)의 한국 영업소(Korea Branch Office)의 실적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AT코리아제조는 해외 수출용과 한국 내수용을 생산하는데, 작년 이익이 감소한 것은 내수보다 수출 물량 탓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BAT도 국내 시장에서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시장 더 키우는 게 숙제"

국내 담배시장은 여전히 궐련이 85%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담배회사의 수익성에 궐련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자담배가 궐련을 대체하며, 담배회사의 미래 수익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올 초 발표한 '2022년 담배 시장 동향'을 보면 국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2% △2018년 9.6% △2019년 10.5% △2020년 10.6% △2021년 12.4% △2022년 14.8%로 성장하고 있다. 2019~2020년 정체기를 지나 2021년부터 다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 1위 자리는 KT&G와 필립모리스가 다투고 있다. KT&G 스틱 점유율(편의점 기준)은 2022년 47.5%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KT&G의 전자담배 디바이스 점유율은 84%에 이른다.

'담배연기 없는 세상'을 선포한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국내 전자담배 1위 자리를 KT&G에 내 줬지만, 여전히 40%대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작년 10월 아이코스 일루마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2월엔 새 라인업 '아이코스 일루마 원'을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전자담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KT&G와 필립모리스는 해외에선 동맹을 맺고 있다. 지난 1월 KT&G는 한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필립모리스에 무연제품(Smoke-free products)을 15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필립모리스는 해외에서 판매되는 KT&G의 전자담배에 대한 마케팅·유통·판매 권한을 가지는 조건으로, 스틱 최소 판매 수량을 보증하며 KT&G의 수익성을 보장했다.

반면 BAT의 국내 전자담배 점유율은 10%대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 하이퍼X2'를 국내에 출시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 점유율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도 전자담배 시장 비중이 30~40%에 이른다"며 "국내 전자담배 시장이 정체시기를 지나 작년부터 서서히 성장하고 있고, 시장을 더 키우는 것이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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