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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상형 전담도 삼국지 될까…첫 타자 BAT의 노림수

  • 2023.07.26(수) 06:50

BAT, 액상형 전자담배 '뷰즈' 출시
궐련형 대신 액상형으로 '판 뒤집기' 
관건은 기존 부정적 인식 불실 여부

BAT의 최신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하이퍼 시리즈 / 그래픽=비즈워치

BAT로스만스가 신무기로 '액상형 전자담배'를 꺼내 들었다. 미국 시장 1위 베이퍼(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 '뷰즈'를 국내에 선보이면서다.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 시리즈가 좀처럼 KT&G(릴)와 필립모리스(아이코스)의 양강 구도를 깨지 못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셈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위해성 논란으로 지난 2019년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당시 미국 담배회사 쥴랩스의 '쥴'이 중증 폐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다. 이 때문에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다. 그러나 이후 액상형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에 비해 위해성이 낮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분위기도 바뀌는 추세다. 

액상형 전담으로 '공략'

지난 24일 BAT로스만스는 '뷰즈 고 800(Vuse Go 800)'를 수도권 지역에서 한정 출시했다. 액상과 배터리가 내장된 일체형 방식이다. 뷰즈는 올해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인 BAT의 대표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다. BAT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뷰즈는 2023년 6월 기준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46%를 기록했다.

BAT로스만스 뷰즈 / 사진=BAT로스만스

액상형 전자담배는 향과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을 가열해 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담뱃잎이 들어간 전용 스틱을 가열해 증기를 만드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차이가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다시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나뉜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액상형 전자담배는 주로 소비자가 임의로 액상을 주입할 수 있는 개방형이었다. 

이 때문에 뷰즈는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로 설계됐다. 카트리지 교체, 액상 주입 등 과정이 필요 없다. 세라믹 열 기술을 적용해 예열 없이 곧바로 사용 가능할 수 있다. 불을 붙이거나 스틱을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기존 니코틴 제품들의 장점만을 모아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게 BAT로스만스 측의 설명이다.궐련형과 다른 새로움 

출시일에 맞춰 흡연자인 기자가 직접 뷰즈를 구입해봤다. 일반 담배곽 만한 제품을 뜯으니 엄지손가락 정도 크기의 제품이 나왔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위아래의 작은 고무마개를 제거하고 사용하면 된다. 궐련형 전자담배처럼 충전·예열 과정이 없다는 점이 편했다. 최대 800회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1만원으로 일반 담배의 두 배 정도다.

왼쪽 뷰즈, 오른쪽 글로 하이퍼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뷰즈를 처음 사용하자 퍼플 브리즈의 달콤함 향이 입안을 가득 메웠다. 이후 멘솔향이 퍼지며 나쁘지 않았다. 뷰즈는 총 4가지(콜드 프레시, 퍼플 브리즈, 돌체 브라운, 그린 스파크) 종류로 선보여졌다. 전자담배 흡연자로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연무량이었다. 일반 궐련형 전자담배의 두 배 정도였다. 원하는 만큼 여러번 흡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담배 특유의 타격감도 달랐다. 목 넘김이 담배라기보다는 수증기가 넘어가듯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전반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움이 있었다. 이처럼 BAT로스만스는 뷰즈로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신수요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는 수년째 고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BAT로스만스의 점유율은 11%다. KT&G 49%와 필립모리스 40%와 비교해 한참 뒤처진다. 

과연 성공 가능할까

궐련형과 달리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이다. 2019년 대부분의 담배기업이 액상형 전자담배 사업을 접었기 때문이다. 현재 중소형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 중이다. 올해 세계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국내 시장규모는 2680여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그만큼 국내 시장의 잠재성이 크다는 얘기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전망 / 그래픽=비즈워치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식도 변화하는 추세다. 일반 연초와 비교해 위해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다. 앞서 영국 공중보건국은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보다 95%나 덜 해롭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은 정부 차원에서 흡연자에게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2017년에는 일반 담배의 대체재로 전자담배 사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다.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대한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은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가 이미 자리를 잡은 만큼 액상형 전자담배가 약진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미풍이 그칠 수도 있다. 

BAT로스만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위해저감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한국 성인 흡연자들은 더 다양한 잠재적 위해저감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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