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적자에도 덤덤한 11번가의 '믿는 구석'

  • 2023.05.17(수) 07:30

11번가, 1분기 매출액 2000억원 돌파
'슈팅배송' 직매입 사업으로 외형 확대
"9월 기업공개 계획도 예정대로 유지"

11번가가 지난 1분기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등 직매입 기반 사업의 영향이 커진 덕분이다. 당기순손실이 소폭 줄어드는 긍정적 시그널도 나타났다. 물론 영업손실은 여전했다. 11번가는 앞으로 영업손실률을 개선하면서 성장에 필요한 투자 역시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9월 예정된 IPO(기업공개)도 예정대로 완주한다는 목표다.

매출 성장의 '비밀'

1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분기 21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한 수치다. 11번가의 분기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다만 내실까지 챙기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70억원 늘었다. 그나마 당기순손실이 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265억원 대비 6% 감소한 것이 위안이었다. 

11번가 1분기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11번가의 매출 증가는 직매입 사업 확대의 덕이 컸다. 그동안 11번가는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형을 불리기 위해 직매입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직매입은 물건값이 곧 매출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매출을 늘리기 쉬운 방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IPO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켓배송으로 상장을 이뤄낸 쿠팡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직매입 방식은 그만큼 부담이 크다. 보관과 운송 등 지출이 늘어난다. 11번가의 적자가 늘어난 것도 이런 점과 무관치 않다. 11번가는 지난해 추진한 직매입 기반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으로 매출을 키우고 있다. 직매입 상품군도 대폭 확대했다. 11번가 측은 "지난해 추진한 슈팅배송 등 신규 비즈니스 론칭 과정에서 필수 투자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의 믿는 구석

앞서 지난해말 11번가는 '11번가 2.0' 전략을 공개했다. 향후 IPO를 포함,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골자다. △배송, 가격 상품 셀렉션 등 기본 커머스 경쟁력 확보 △구매자 판매자 참여 가치 강화 △서비스 지속가능한 신규 가치 창출을 핵심과제로 내걸었다. 특히 전문몰 사업 강화로 지난 1분기 방문 고객과 거래액이 늘어나는 등 가능성이 엿보였다는 게 11번가의 평가다.

11번가 월간활성화이용자수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11번가는 올해 초 △신선식품(2월, 신선밥상) △명품(3월, 우아럭스) △중고·리퍼(4월, 리퍼블리) 등 신규 전문몰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우아럭스는 지난달 구매 회원 수가 지난 3월 대비 32% 증가했다. '리퍼블리'는 연말 목표했던 약 1500종 리퍼 상품 입점 계획을 론칭 첫 달에 달성했다. 신선밥상도 지난달 구매 회원수가 지난 2월 대비 33% 늘었다.

이 덕분에 11번가를 찾는 방문객도 증가세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1번가의 모바일 앱 월 평균 방문자 수(MAU, 안드로이드 기준)는 전년 동기 보다 약 60만 명 증가한 월 933만 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MAU가 증가한 곳은 11번가와 쿠팡뿐이었다. 이외에 G마켓, 티몬, 위메프, SSG닷컴, 옥션 등은 모두 마이너스이거나 전년 수준으로 나타났다.  

11번가 2.0 지속 

이런 기세에 11번가는 오는 9월 상장 계획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 받으며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만약 기한 내에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투자금에 8%의 수익을 붙여 돌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 입장에서 꼭 IPO를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2분기 외형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 노력을 이어간다. 11번가는 최근 VIP와 패밀리 구매등급 혜택을 종료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11번가 수익성 개선의 신호탄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전문몰 사업 투자에 따른 본격적인 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 다른 핵심은 슈팅배송이다. 물류센터의 효율적 운영과 고객 수요에 기반한 상품 확대로 수익과 매출을 동시에 노린다. 

최근 쿠팡과 입점 수수료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이 11번가 슈팅배송을 선택한 것도 긍정적이다. 11번가는 이달 16일부터 코카콜라·CJ제일제당·LG생활건강 외 켈로그·애경·동원·대상·농심·매일유업 등 브랜드 9곳과 '슈팅배송' 캠페인을 진행한다. 캠페인 기간 각 사의 할인 제품을 익일 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슈팅배송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11번가는 기대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슈팅배송의 안정화와 빠른 배송의 고객 경험 제고 등 꾸준하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며 "이번 달 슈팅배송 제휴 브랜드들과 본격적인 슈팅배송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를 11번가의 반등을 이뤄내는 원년으로 삼고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11번가 2.0’ 가치 증대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