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이 무상증자를 시행한다.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앞서 자사주 소각으로 오너일가의 지분이 높아진 상태에서 무상증자를 통해 보유 주식 수를 늘리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원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신주 0.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동원산업의 발행주식수는 기존 3602만1895주에서 3962만4084주로 늘어나게 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 2일이다.
동원산업은 최고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과 함께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박문서 동원산업 지주부문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과 올해 9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7500주를 매입했다. 동원산업 민은홍 사업부문 대표와 김주원 이사회 의장 역시 지난해 각각 보통주 2000주와 3400주를 매수했다.
지난달엔 주식 유동성 확대를 위한 무상증자 또는 주식배당 실시, 반기 배당 도입, 배당성향 최대 30%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발표했다.
동원산업은 자사주 소각도 단행했다. 지난해 8월 전체 발행주식의 7% 규모인 자사주 350만주를 소각했다. 이어 올해 5월에도 잔여 자사주인 1046만770주를 전량 소각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22.5%에 해당한다.
자사주 소각과 매입으로 동원산업 최대주주인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46.4%에서 올해 9월 말 59.88%로 늘었다. 김 회장의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16.66%에서 21.49%로 증가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이번 무상증자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