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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쇼핑몰? NO"…지그재그·에이블리, '올영' 모델로 간다

  • 2025.02.24(월) 07:00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주력
단독상품·빠른배송 확대 전략
무신사·컬리 등 참전…차별화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동대문 패션 쇼핑 플랫폼으로 시작한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전략은 단독 상품과 빠른 배송이다. 소비자에게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해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뷰티 단독 선론칭 경쟁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단독 선론칭 상품을 확대하기로 했다. 더불어 지그재그는 최근 빠른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 권역도 확장했다. 기존 서울, 경기, 인천에 이어 이달부터는 충청남도 천안, 아산에서도 직진배송에 나섰다.

현재 직잭뷰티의 입점 브랜드 수는 240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840여 개가 신규 입점했다. 그중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단독 기획한 상품인 '직잭픽'은 10개 이상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 중 단독 기획상품 비중은 약 20%를 차지했다.

지그재그 뷰티 메거진 이미지 /사진=지그재그 홈페이지 캡처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에이블리 역시 뷰티 브랜드의 신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엔 뷰티 단독 라인을 선보이는 '온리 에이블리'를 론칭했다. 에이블리에서만 볼 수 있는 단독 제품과 단독 최저가 화장품 라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랜덤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럭키박스'나 소용량 뷰티, 단독 선론칭,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에이블리 역시 배송시간 단축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배송 타입을 △오늘출발 △예약판매 △일반배송으로 개편했다. 오늘출발은 고객이 마켓별 마감 시간 전 주문 시 당일에 배송을 출발시키는 서비스이다. 일부 에이블리 단독 뷰티상품에는 오늘출발을 운영 중이다. 

단독 기획 상품이나 빠른 배송 등은 국내 최대 화장품 유통채널로 통하는 CJ올리브영이 선점해온 전략이다. 올리브영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단독 선론칭 상품을 선보였다. 또 올리브영은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으로 팬데믹 당시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룬 바 있다.
뷰티=거래액 부스터

사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뷰티 카테고리를 론칭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에이블리는 2021년에 3월에 뷰티 카테고리를 확장했고, 지그재그도 지난 2022년 4월 뷰티 전문관 '직잭뷰티'를 론칭하며 뷰티 카테고리로 발을 넓혔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플랫폼 론칭할 당시만 해도 '동대문 기반의 보세 의류 상품'이 주를 이뤘다. 가성비 있는 브랜드와 패션상품들을 한 곳에 모아 비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었다. 뷰티 카테고리를 늘린 것은 다양한 상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었다. 앱 리뷰, 검색 데이터 등 다양한 채널로부터 뷰티 카테고리에 대한 고객 니즈도 꾸준히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그래픽=비즈워치

화장품은 재구매율이 높다. 패션은 트렌드에 따라 구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뷰티 제품은 한번 구매하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특성이 있다. 패션 스타일에 화장을 맞추려는 수요가 있었던 만큼 뷰티는 기존 패션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추가 매출을 창출하는 데 유리한 카테고리인 셈이다.

더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면 소비자들의 플랫폼 체류시간은 증가하게 된다. 이는 거래액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신사와 컬리가 뷰티 등의 카테고리를 확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지그재그의 뷰티 카테고리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106% 늘어났다. 이에 따라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도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1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전체 연령층에서 모두 거래액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주요 타깃층에 해당하는 10대 고객층의 거래액은 전년보다 3배 가량 증가했다.

에이블리의 경우 자사 앱에 단독으로 신상품을 선보인 뷰티 브랜드의 주문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색조 브랜드 '릴리바이레드'는 지난 1월 에이블리 에디션 선론칭 행사를 열었다. 행사 기간동안 에이블리 내 릴리바이레드 주문 수는 직전 동기간 대비 7배(588%), 거래액은 약 6.5배(548%) 늘었다.

판 커진 경기장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그동안 여성 패션 커머스로서 서로 경쟁구도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경쟁 영역이 한층 넓어졌다. 남성 패션에 주력해왔던 무신사가 여성 고객으로의 확장을 위해 뷰티 카테고리에 진출해서다. 지난해엔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 성수'와 '무신사 뷰티 어워즈' 등의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10~30대의 젊은 층을 주 타깃층으로 보유한 만큼 무신사와 플랫폼 간 교차구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의 '빅블러 현상(서로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그재그와 에이블리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쿠팡, 컬리 등의 이커머스 업체들도 패션, 뷰티 카테고리를 적극 확장 중이다. 컬리는 뷰티컬리에 이어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PB 화장품을 론칭했다. 다이소는 가성비 화장품으로 1020들의 뷰티 놀이터로 부상했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도 뷰티 카테고리를 차별화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 셈이다.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뷰티 페스타 /사진=무신사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뷰티 카테고리에서 중저가·인디브랜드에 주력하고 있다. 쿠팡, 컬리 등이 다양한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고급 브랜드 화장품을 입점시킨 것과 다르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 모두 현재로선 고가 화장품 입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AI 기술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아이템을 추천하는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워 패션과 뷰티 카테고리 확대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메인 타깃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중저가의 다양한 뷰티 브랜드 상품군 중심으로 확장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선 중고가 명품 브랜드의 입점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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