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살레와'가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다. 이번엔 그간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진출이 아닌 본사가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직진출'이다. 2000년대 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던 점을 반면교사 삼아 유럽 현지에서 인정받은 제품들을 직접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살레와 아시는 분
살레와는 1930년대 독일 뮌헨에서 시작된 아웃도어 브랜드다. 이후 오스트리아를 거쳐 이탈리아 돌리미티 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의류와 신발, 장비 등 모든 등산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토털 아웃도어 패션' 콘셉트를 가장 먼저 도입한 브랜드다. 일각에서는 마무트, 하그로프스 등과 함께 '유럽 3대 아웃도어'로 불리기도 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빠른 진출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0년대 초 라이선스 방식으로 한국에 진출한 지 25년이 됐지만 7조원 규모의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이 때문에 한국 사업도 여러 차례 제동이 걸렸다.
메이데이가 15년간 운영하던 살레와 사업을 가져온 K2코리아는 5년여 만에 실적 부진으로 철수했다. 2년 후인 2022년엔 에스제이트랜드가 국내 전개권을 확보하고 청계산 인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지만 이 역시 반등 계기가 되진 못했다.
잦은 재론칭에 살레와의 '프리미엄 아웃도어' 이미지는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 경쟁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음에도 살레와는 수차례 '안 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만 생겼다. 살레와가 4번째 파트너로 에스엠케이컴퍼니를 선택하며 라이선스 생산이 아닌 직수입을 선택한 이유다.
이번엔 다르다
살레와의 한국 독점 전개사 에스엠케이컴퍼니는 지난 2024년 초 살레와 본사와 계약을 맺고 올해 봄여름(SS) 시즌부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 3월엔 아웃도어 성지인 서울 종로 5가에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오픈했다. 온라인에서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신발과 가발을 선보였고 이달부터 가을겨울(FW) 의류를 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 자체 생산했던 제품 대신, 전 제품을 이탈리아에서 가져오는 '직수입' 방식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급성장하는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살레와가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살레와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돌로미티는 한국의 산과 특성이 비슷한, 이른바 '돌산'이다. 살레와의 모든 제품은 돌로미티에서 개발과 테스트를 거친다. 돌로미티와 비슷한 국내의 등산 환경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기능성을 검증했다는 설명이다.
살레와의 국내 시장 전략은 투 트랙으로 요약된다. 우선 퍼포먼스 중심의 전문성을 알리기 위해 정통 알파인 코어 소비자와 등산 전문가 집단을 겨냥한다. 이들이 소속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 라이선스 제품 때문에 약화됐던 제품력·브랜드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 축은 이제 등산에 입문하는, 혹은 고프코어룩을 즐기는 젊은 층이다. 이들은 살레와의 '스피드 하이킹',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소비층이다. 등산복을 평상복처럼 즐기고 등산과 일상생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한다. 살레와는 젊은 층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캠페인과 산악스포츠 이벤트 등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등산왕국'서 생존할 수 있을까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노스페이스가 1강을 지키고 있다. 디스커버리, K2,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네파, 아이더, 컬럼비아 등이 그 뒤를 따르는 모양새다. 여기에 파타고니아, 몽벨, 머렐, 아크테릭스 등 직수입 브랜드들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경기 불황이 더해지면서 매출 규모는 오히려 감소세다.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중 1위인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를 제외한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이미지가 노후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살레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살레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2030에게 '새로운 아웃도어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러닝 슈즈 열풍은 전체 매출에서 신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인 살레와에겐 호재다. 아웃도어 브랜드 중 신발 매출 비중이 40%대인 브랜드는 살로몬과 살레와 정도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용엽 에스엠케이컴퍼니 대표는 "한국인의 트래킹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돌로미티에 가 보면 대부분 살레와의 신발을 신고 있다"며 "트래킹과 하이킹, 라이프스타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신발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살레와는 올해 목표를 '오리지널리티 회복'으로 두고 브랜드 코어를 세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6년 2호점을 오픈하고 백화점 입점 등도 고려한다는 목표다.
크리스토프 잉글 살레와 CEO는 "살레와는 가족경영 체제를 이어오며 철학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라며 "산악장비, 의류 신발 등 산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드는 '토털 브랜드'라는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