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가 긴 터널을 지나 드디어 숨통이 틔였다. 지난 3분기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분기의 내리막 흐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혼인율이 높아지며 고급 주얼리와 워치, 패션 등 명품군 매출이 반등을 이끌었다. 덩달아 K콘텐츠 열풍으로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이 실적 회복에 불을 붙였다.
매출 반등 성공
백화점 실적 반등의 키는 '명품'과 '외국인'이었다. 예물 수요가 늘면서 고마진 럭셔리 상품군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혼인 건수는 약 2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혼인 건수가 증가하면서 예물로 소비되는 명품 주얼리·워치 수요가 함께 뛴 것으로 풀이된다.
팬데믹 이후 외국인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상승 폭이 한층 커졌다. 올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전년보다 14.6% 증가한 883만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들이 쇼핑을 주도하며 백화점 매출 회복을 이끌었다. 3분기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본점은 39% 늘어나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매출이 56%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 1.5%에 불과하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올해 6% 이상으로 네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3분기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3분기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7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본점과 잠실점, 부산본점, 인천점 등 대형점포 매출이 7.5% 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9% 증가한 832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6227억원으로 0.5% 소폭 상승했다. 럭셔리 주얼리·워치 등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에서 매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다만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과 본점 '더 헤리티지' 오픈에 대한 투자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 감소한 84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1.5% 증가한 5768억원, 영업이익은 893억원으로 25.8% 증가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 등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 흐름에 힘입어 패션, 명품, 하이엔드 주얼리 등 주요 상품군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소비와 인바운드 수요가 내수 부진을 메우고 있다"며 "K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확산이 백화점 실적 회복의 숨은 동력"이라고 말했다.
쌀쌀해진 날씨 효과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연말은 백화점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객단가가 높은 겨울 패션 수요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보상 소비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아울러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른 추위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주요 백화점 패션 매출은 10월부터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아우터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백화점 업계는 막판 실적 견인을 위해 스퍼트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연말 성수기 영업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잠실점에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을 열었고, 본점과 인천점 등 대형 점포의 주요 MD 리뉴얼이 예정돼있다. 이달 20일부터는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크리스마스 마켓은 2023년부터 '유럽 정통 크리스마스 마켓의 재현'을 모티브로 진행 중인 행사다. 첫해에 24만명, 지난해엔 40만명의 집객 효과를 이끌어냈다.
신세계백화점은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그동안의 투자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하며 상승세를 확인했다. 더불어 연내 본점에 '더 리저브(옛 본관)'오픈이 예정돼있다. 이를 통해 본점 일대를 하나의 럭셔리 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이 신세계의 목표다. 또 광주신세계·수서·송도 등 주요 점포의 대규모 리뉴얼도 속도를 내며 전국 단위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점포를 크리스마스 테마로 꾸며 연말 집객 효과를 노린다.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는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을 구현해 방문객 체험 요소를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따뜻한 날씨와 계엄사태 영향으로 겨울 패션 판매가 부진했지만,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오며 아우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명품과 외국인 수요, 소비심리 회복이 맞물리며 4분기 백화점 실적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