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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산으로 가는 더본코리아 점주 갈등

  • 2025.11.20(목) 07:20

백종원 방송 복귀 반대 회견에 반발
"연돈볼카츠 점주 5명만 대변 말라"
매출 급감·폐업 속출 주장…대화는 불발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와 충남 예산상설시장 상인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협의회 앞에서 '전가협 사실 왜곡 및 여론몰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5명의 사익에 3000명이 죽어난다. 진짜 점주 외면하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각성하라."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실 앞에 150여 명에 달하는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점주들이 모였습니다. 홍콩반점, 빽다방,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전국 각지에서 매장 문을 닫고 올라온 점주들이었습니다.

이날 시위는 전가협이 지난 11일 MBC 사옥 앞에서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전가협은 백 대표가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남극의 셰프' 편성 취소를 요구했는데요. 이 기자회견이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면서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다시 거세졌죠.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와 충남 예산상설시장 상인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협의회 앞에서 '전가협 사실 왜곡 및 여론몰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모기범 홍콩반점 파주문산점 점주가 삭발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가협은 연돈볼카츠 점주 5인과 함께  백종원 대표, 더본코리아를 비판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전가협 때문에 3000여 명에 달하는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이날 전가협 사무실 앞에 모인 가맹점주들의 주장입니다. 

시위 전면에 나선 김주일 홍콩반점 점주협의회장(낙성대점 점주)은 "전가협은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에서 더본코리아와 소속 가맹점 죽이기를 서슴치 않았다"며 "전가협과 일부 악성 유튜버의 악의적 행동으로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고, 월세를 내지 못하거나 폐업한 매장도 여럿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절박한 심정을 보여주기 위해 홍콩반점 파주문산점 점주인 모기범 씨가 삭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와 충남 예산상설시장 상인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협의회 앞에서 '전가협 사실 왜곡 및 여론몰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기자회견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점주들의 구호는 전가협 사무실이 있는 건물 4층으로 향했습니다. 그때 박성용 전가협 정책팀장이 사무실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는 경찰 정보관을 찾은 후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에게 "대표로 세네 분 정도 올라오셔서 얘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점주들은 그의 제안에 오히려 "당신들이 내려와서 얘기하라"고 반발했습니다.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잠깐의 실랑이 끝에 결국 박 팀장이 사무실로 돌아가면서 양측의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방송 복귀가 독이다?

이날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더본코리아 점주들은 전가협이 연돈볼카츠 5명의 점주만을 대변하며 3000여 가맹점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모기범 점주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100명도 안 되는 걸로 안다"며 "5명을 가지고 3000명을 흔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5명이 어떻게 3000명을 대변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매출 피해도 심각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모기범 점주는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고 토로했습니다. 김주일 회장 역시 "현재 매출이 3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점주들은 백종원 대표의 방송 복귀를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모기범 점주는 "백 대표가 '흑백요리사'로 대만에서 히트를 치면서 우리 매장에 관광객들이 단체로 온다"며 "하루에 70명, 100명씩 와서 먹는데 얼마나 고마운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백 대표가 방송에 나오는 게 오히려 가맹점에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와 충남 예산상설시장 상인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협의회 앞에서 '전가협 사실 왜곡 및 여론몰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반면 전가협은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피해가 2년 가까이 해결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 대표가 방송에 복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연돈볼카츠 점주 5인은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6월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상태입니다.

이중선 전가협 사무국장은 이날 비즈워치와의 통화에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2년간 연돈볼카츠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지금 70% 정도가 폐점한 상황"이라며 "본사는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들을 만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돈볼카츠 점주 5인의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윤기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백종원 대표가 여러 혐의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방송에 복귀하니 여론이 더 나빠졌다"며 "처음엔 우리도 백 대표의 방송 복귀에 부정적이지 않았지만 결국 안 좋은 기사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점주 vs 점주

이렇게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쟁은 연돈볼카츠 점주와 나머지 다른 점주의 대립 구도로 변질되는 모양새입니다. 연돈볼카츠 점주 5인 측과 전가협은 점주간 갈등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정윤기 회장은 "본사가 점주끼리 싸움을 붙이는 것 같다"며 "'본사 대 점주' 구도가 '점주 대 점주'로 바뀌면 본사 잘못이 없는 것처럼 돼버리고 제3자 입장에서 중재하며 좋은 이미지만 챙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가협도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점주간 갈등은 본질이 아니다"라며 "더본코리아는 현재의 위기를 을과 을의 갈등으로 매도하고 조장하지 말라"고 요구했죠.

더본코리아 가맹점주와 충남 예산상설시장 상인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전국가맹점협의회 앞에서 '전가협 사실 왜곡 및 여론몰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가운데 박성용 전가협 정책팀장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점주간 갈등이 더 크게 번지지 않으려면 '소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서로의 입장만 계속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가협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은 모두 '대화하자'고 주장하지만 정작 대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가협은 "언제든 사무실로 올라와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 반면 더본코리아 점주들은 "당당하게 내려와서 얘기하라"고 요구하고 있을 뿐입니다. 누구도 서로를 먼저 찾지 않고 있죠.

가맹점주들은 모두 절박합니다. 자기 돈을 들여 연 가맹점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연돈볼카츠 점주들도, 다른 더본코리아 점주들도 모두 같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이 절박함이 또 다른 절박함과 부딪히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이 갈등을 해결할 주체는 전가협이 돼야 할 겁니다. 전가협은 가맹점주들을 대표하기 위해 세워진 단체니까요. 누가 올라가고 내려갈지에 매달리지 말고 먼저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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