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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25]잇단 '오너 리스크'에 점주들만 '울상'

  • 2025.12.22(월) 09:15

더본·명륜당 논란에…가맹점주 '피눈물'
브랜드 신뢰 훼손…폐점 늘고 매출 줄고
책임 경영 부재…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

/그래픽=비즈워치

올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키워드는 단연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였다. 논란의 중심에는 더본코리아와 명륜당이 있었다. 경영진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구설이 이어지면서 그 여파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전가됐다. 본사의 브랜드 리스크가 매출 감소와 신뢰 하락으로 직결되는 외식 프랜차이즈 구조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난 한 해였다.흔들리는 신뢰

올해 초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곳은 더본코리아다. 지난 1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에서 자사 통조림 햄 브랜드 '빽햄' 9개로 구성된 설 선물세트를 홍보했다. 당시 백 대표는 빽햄에 100% 한돈을 썼다는 점을 강조하며 5만1900원에서 45%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알렸다.

더본코리아 빽햄./사진=더본코리아 제공

하지만 이 같은 마케팅은 곧 역풍으로 돌아왔다.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85.4%)이 캔햄 1위 브랜드인 CJ제일제당의 '스팸(91.4%)'보다 낮은 데다, 고가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스팸이 2만원 초반대에 팔렸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 특히 백 대표가 과거 한 방송에서 햄류의 가격은 돼지고기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한 발언이 재조명되며 비판은 확산했다.

백 대표는 "후발주자로 들어선 만큼 생산 단가가 높아 원가 차이가 많이 난다"며 "45% 할인 판매 시 세트당 1500원의 마진이 발생하지만 회사 운영비를 포함하면 사실상 마진이 '제로(0)'인 데다, 함량 문제는 부대찌개용으로 개발하면서 양념이 더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뢰를 잃은 더본코리아는 자사 공식 온라인몰에서 빽햄 판매를 중단, 현재까지도 재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빽햄 논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브랜드로 확산됐다. 연돈볼카츠의 맥주 '감귤오름'에 든 감귤 함량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부터 국산이라고 홍보했던 밀키트와 된장 등에 수입산 원재료가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여기에 식품위생법과 원산지 표기법 위반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통해 '국민 심사위원'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온 백 대표의 신뢰도가 단기간에 무너진 셈이다.

이는 곧 출점 둔화로 연결됐다. 더본코리아의 올해 1~3분기 누적 신규 점포 출점 수는 22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457개 점포를 출점하며 공격적인 외형 확장을 이어갔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반면 폐점은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폐점 수는 184개로 이미 지난해 연간 폐점 수(176개)를 넘어섰다. 업계는 이를 두고 본사 리스크가 가맹점의 수익성과 존속 가능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거듭된 논란

'명륜진사갈비'로 이름을 알린 가맹본부 명륜당 역시 올해 CEO 리스크의 중심에 섰다. 이종근 명륜당 대표는 최근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를 상대로 한 고금리 대출 의혹에 따른 불법 대부업 의혹이 제기됐다. 202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산업은행에서 연 3~4%대 저금리로 약 780억원의 자금을 빌린 뒤 창업주들에게 고금리(연 13~17%)로 대출을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대부업체 쪼개기'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현행법상 100억원의 자산 규모를 초과하는 대부업체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자산 규모가 100억원을 넘지 않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등록·관리를 받기 때문에 금융위보다 관리 체계가 느슨하다. 명륜당은 이 같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13곳으로 나눠 가맹점주들에게 970억원의 돈을 빌려줬다.

샤브올데이 매장 내부 전경./사진=윤서영 기자 sy@

'브랜드 전환 전략'도 도마 위에 올랐다. 명륜당은 최근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들에게 샤브샤브 뷔페 브랜드 '샤브올데이'로의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이 둔화된 명륜진사갈비와 달리, 샤브올데이는 '헬시플레저'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업계에서는 명륜당이 각종 부정적인 이슈를 희석하기 위해 브랜드 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2023년 첫 매장을 연 샤브올데이는 현재 176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샤브올데이는 이 과정에서 운영 법인명을 기존 '명륜당파트너스'에서 '올데이프레쉬'로 변경하며 명륜당 이름을 제외하기도 했다.책임은 점주 몫?

문제는 이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오너 리스크 불똥이 곧바로 가맹점으로 튄다는 점이다.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즉각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점주는 본사의 리스크를 전부 떠안아야 한다.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 위험 부담이 일방적으로 전가되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에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거리로 나와 생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례로 더본코리아 일부 점주들은 지난달 왜곡된 콘텐츠가 반복 확산하면서 점주들이 감당할 수 없는 매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명륜진사갈비 가맹점주들 역시 금융위와 공정거래위원화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윤서영 기자 sy@

업계에서는 경영진의 윤리성과 책임 경영이 곧 점주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가맹본부 리스크를 점주가 일방적으로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뢰 훼손은 본사가 만들고 피해는 점주가 감당하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관통한 CEO 리스크는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는 건 단기간이지만 이를 회복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오너의 위법·부당 행위에 따른 중대한 평판 훼손이 발생했을 경우 가맹점 보호 장치나 손실 분담 기준을 명확히 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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