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진짜 1위는 누구…오비·하이트의 '무알코올' 전쟁

  • 2026.06.01(월) 15:57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무알코올 1위' 경쟁
하이트진로 "하이트 제로, 점유율 1위 브랜드"
오비맥주 "카스 무알코올 라인업 합치면 점유율 앞서"

그래픽=비즈워치

맥주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맥주가 아닌 '무알코올 맥주'를 내세워 1위 다툼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모두 "우리가 무알코올 1위"를 외치며 성장하는 무알코올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우리가 1등

주류업계와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 0.00'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늘어난 20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 점유율은 36.8%로 업계 2위인 오비맥주의 '카스 0.0'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오비맥주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개별 브랜드 점유율이 아닌, 전체 브랜드의 무알코올 제품 점유율을 합한 '제조사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앞선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는 자체 브랜드인 카스 외에도 모기업인 AB인베브의 브랜드인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제로 맥주 라인업/사진=하이트진로

오비맥주에 따르면 카스 0.0과 '카스 올제로',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 카스 브랜드 내 무·비알코올 제품 점유율은 하이트제로 0.00보다 낮은 36%지만 오비맥주가 생산하는 호가든·버드와이저 등의 제로 제품을 모두 포함하면 점유율이 40.3%로 하이트진로를 앞선다.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은 원래 하이트진로가 독주하던 시장이었다. 2012년 하이트진로의 음료 부문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음료가 하이트 제로를 출시하면서다. 이후 롯데칠성음료가 2018년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뛰어들었고 오비맥주도 2020년 '카스 제로'를 출시, '맥주 3사'가 모두 무·비알코올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틈새시장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원래도 맥주 성수기인 여름. 거기에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이벤트까지 겹치면서 맥주가 아닌 '무알코올 맥주'에서 양 사가 부딪힌 건 그만큼 이 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혼자 시장을 개척하던 시기, 무알코올 시장 규모는 연 100억원 안팎에 불과했다. 맥주 1위 카스의 이틀치 매출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꿔놨다. 건강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르며 몸에 좋지 않은 술 대신 건강한 음료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알코올은 없으면서도 맥주의 맛은 어느 정도 지켜낸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술을 팔 수 없는 노래방에서 마시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도 사라졌다. 술집에서도 "무알코올"을 찾는 2030이 늘었다.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 전망./그래픽=비즈워치

2019년 150억원 수준이던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021년 400억원대로 늘었고 2024년엔 700억원을 돌파했다. 내년엔 1000억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의 1위가 하이트 제로다. 10년 넘게 이 시장을 지켜 온 하이트진로의 끈기가 빛을 발한 셈이다. 

2012년 하이트를 누른 뒤 14년간 국내 맥주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오비맥주와 카스로서는 무알코올이라 해도'맥주'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에서 경쟁사에 1위를 내주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카스는 2023년 상반기, 잠시나마 무알코올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가져오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의 '1위' 소식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제조사 점유율'을 꺼내든 까닭이다.

비알코올 말고 무알코올

오비맥주로서는 '비알코올'이 아닌 '무알코올'로 모인 시장의 관심이 아쉽다. 알코올이 아예 없는 '무알코올' 방식을 택한 하이트진로와 달리, 오비맥주는 맥주를 만든 뒤 알코올을 제거해 미량의 알코올이 남는 '비알코올' 방식을 선택했다. 맥주의 맛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미량의 알코올 섭취조차 부담스러워했다. 결국 오비맥주도 알코올을 완전히 제거한 '카스 올 제로'를 내놓은 데 이어 기존 카스 제로도 신공법을 이용해 '카스 0.00'으로 리뉴얼했다. 미량이라도 알코올이 남아있는 제품으로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

오비맥주의 무알코올 맥주 '카스 올 제로'/사진제공=오비맥주

그래도 효과는 있었다. 하이트 제로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37.5%에서 연말 36.8%로 낮아졌다. 지난해 8월 오비맥주가 카스 올 제로를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조사 점유율'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하이트 제로와 카스 제로의 점유율 차이는 1% 안팎이다.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올해에도 변수는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테라 제로'를 내놨다. 하이트 제로보다 맥주의 풍미를 강화한 제품이다. 테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월드컵도 큰 변수다. 예전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졌다지만 그래도 '월드컵'이다. 이에 맞춰 하이트진로는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을 모델로 내세웠다. 카스는 '월드컵 공식 맥주'로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1% 차이가 더 벌어져도,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무알코올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단순히 '무알코올이다, 저칼로리다'하는 기능성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앞으로는 어떤 제품이 더 맥주의 맛을 잘 구현했는지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