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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밖으로 나온 '더마'…K뷰티 파도 잇는다

  • 2026.07.20(월) 16:23

32조 규모 글로벌 더마 스킨케어 시장
피부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경쟁력 입증돼
입증된 효능 앞세워 글로벌 스킨케어 공략

그래픽=비즈워치

'검증된 효과'를 앞세운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차세대 K뷰티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의 중심축이 '뷰티'에서 '케어'로 넘어오면서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더마 코스메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마' 하세요

유로모니터와 포천비즈니스 등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49조원에서 지난해 71조원으로 45% 증가했다. 이 중 더마 스킨케어가 절반 가까운 32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에서 '더마(Derma)'는 피부과학을 의미하는 'Dermatology'에서 따 온 단어다. 더마 코스메틱 제품이 병원이나 제약회사 등과 함께 개발됐다는 점을 강조한 네이밍이다. 피부 질환 개선·고기능성 강조 등 '치료' 개념을 접목해 기존 화장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주목할 만한 건 성장률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글로벌 더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3%다. 같은 기간 일반 스킨케어 시장이 1.7%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더마'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에스트라'/사진=아모레퍼시픽

더마 코스메틱의 성장은 기초 화장품 시장이 '케어'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전까지의 스킨케어가 수분·유분 공급과 밸런스 유지 등 기본적인 기능성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면 더마 코스메틱 제품들은 피부 재생이나 트러블 감소, 주름 개선 등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케어를 제공한다. '라로슈포제'와 '세라비', '피지오겔' 등이 대표적이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추상적인 표현보다 '숫자'를 강조한다는 점도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한다. 뷰티 시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매출을 이끄는 고관여 소비자들이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임상 데이터와 전문가의 처방 등 구체적인 근거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처방용 제품으로 시작해 화장품으로 확장된 제품이나 병원·제약회사와 손잡고 내놓는 제품들이 더마 코스메틱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서도 K뷰티는 눈에 띄는 존재다. 토양부터 그렇다. 스킨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한국인의 56.8%는 스스로를 '민감성 피부'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45~50% 안팎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피부 관리에 더 예민하다는 의미다. 더마 코스메틱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다.

화해의 2026 뷰티 트렌드 리포트는 올해 뷰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고기능 미니멀리즘'과 '안심 진정'을 꼽았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성분 가짓수를 늘린 제품이 아니라 '피부 장벽 복구'라는 본질적 기능이 입증된 제품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약국 뷰티

먼저 치고 나간 건 제약사들이다. 동국제약은 2015년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상처 치료 연고인 '마데카솔'의 핵심 성분을 그대로 가져와 화장품으로 만들었다. 동화약품 역시 마데카솔과 쌍벽을 이루는 상처 치료 연고 '후시딘'의 성분을 적용한 '후시드크림'을 내놨다. 동아제약(파티온), 대웅제약(이지듀) 등도 피부 트러블·색소침착 등 더마 코스메틱 시장을 공략 중이다.

LG생활건강은 2014년 대표적인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차앤박화장품(CNP)'를 인수하며 더마 코스메틱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7년엔 기미·주근깨 치료제로 유명한 '도미나크림'을 만드는 태극제약을 인수했고 2020년엔 피지오겔의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확보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엔 자체 브랜드인 '에스트라'를 통해 더마 코스메틱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에스트라는 아모레퍼시픽의 제약 계열사였던 태평양제약에서 시작됐다. 병원 전용 제품이었던 아토베리어크림으로 인지도를 높인 뒤 2018년 '아토베리아365크림'을 올리브영에 내놓으며 K뷰티 대표 더마 브랜드로 성장했다.

뷰티 특화 약국 '레디영'/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에스트라는 2020년 1000억원을 밑돌던 매출이 지난해 기준 2000억원을 돌파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올리브영에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더마 코스메틱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고 2023년부터 일본, 태국,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엔 이 '더마' 콘셉트를 더 밀어붙여 '약국에서만 파는 화장품'으로 포지셔닝하는 제품도 늘고 있다. 접근성을 낮춘 대신 기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흉터 치료제인 노스카나·색소침착 치료제 멜라토닝크림 등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이지만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광고 역시 각각 아일릿의 원희, 전지현 등을 기용해 뷰티 브랜드 이미지를 녹여냈다. 이밖에 주요 K뷰티 브랜드들도 PDRN 제품 등을 통해 약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 시장 경쟁이 고도화되면서 기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더마 코스메틱 제품을 내놓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며 "K뷰티가 강세를 보이는 스킨케어는 '관리'의 영역에 가까운 만큼 기능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더마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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