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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정보'인가 '조력자'인가…AI 리뷰 둘러싼 고민

  • 2026.07.29(수) 07:20

이커머스 구매 리뷰 AI 작성 이슈
'허위 리뷰'에 해당한다는 지적
일부 이커머스는 AI리뷰 금지

이커머스에 'AI 리뷰'가 늘어나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이커머스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주요 척도 중 하나인 구매자 리뷰가 인공지능(AI)의 습격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 후기를 작성하는 대신 AI를 활용한 리뷰를 올리면서 겉보기엔 그럴 듯하지만 신뢰도가 낮은 'AI 리뷰'가 양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매 리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AI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게 AI야 사람이야

'솔직히 말해서 요즘 짜장라면은 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짜르르는 좀 달랐어요. 소스가 진짜 넉넉해서 면만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남은 소스에 밥까지 비벼 먹을 수 있을 정도예요. 그게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면발도 탱글탱글해서 씹는 맛이 좋고, 건더기 스프에 들어 있는 양파랑 고기 풍미가 은근히 깊은 맛을 내더라고요. 일반 짜장라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랄까요.

다만 기름진 맛이 조금 있어서 담백한 걸 좋아하는 분들한테는 살짝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저는 매콤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 약간 칼칼한 맛이 추가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총평:짜장라면 좋아하는 분들은 꼭 한 번 먹어볼 만합니다. 간단하게 끓여도 제대로 된 한 끼가 되고, 밥까지 비벼 먹으면 진짜 든든해요. 저는 재구매 의사 있습니다!'

기자가 AI챗봇 '코파일럿'을 이용해 허위로 만든 라면 리뷰./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위 글은 기자가 AI챗봇에게 '삼양식품 짜르르의 리뷰를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 리뷰 느낌으로 작성해 줘"라고 부탁해 만든 글이다. 맛 평가나 제품의 특징 등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존 이커머스의 리뷰를 참조해 '소스가 넉넉하다', '건더기 스프에 들어 있는 양파와 고기' 등의 특징을 짚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에는 AI 특유의 어색한 말투 때문에 AI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걸러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AI가 자연어를 다루는 기술이 능숙해지며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는 일반적인 리뷰와 구별해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자칫하면 AI가 만들어 낸 '가짜 리뷰'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믿고 사도 되나요

일부 소비자들이 AI를 이용해 리뷰를 작성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이커머스들이 리뷰를 길게, 자주 작성하는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체험단 자격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체험단은 처음에는 수천원에서 1만원대의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지만 이력이 쌓이면 수십만원대 고가 제품을 제공받기도 한다. 

이커머스의 경우 리뷰가 구매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제품을 직접 보거나 시연할 수 없는 이커머스의 특성상 소비자들을 구매 판단의 상당 부분을 기존 구매자의 리뷰와 별점에 의존하게 된다. 문제는 AI로 만든 '가짜 리뷰'가 겉보기로는 실제 소비자가 작성한 리뷰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최근엔 AI로 자연스러운 이미지까지 간편하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사진 리뷰의 영향이 큰 패션 플랫폼들도 'AI 경보'를 내리기 시작했다. 무신사는 최근 AI로 생성하거나 편집한 이미지를 리뷰 콘텐츠에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약관을 추가했다. 밝기나 화질 개선 정도의'보정'은 허용하지만 착용 실루엣이나 제품의 색상 등을 수정하면 안 된다. 수정된 사실을 숨기기 위해 AI 생성 식별 정보를 삭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아마존과 구글 등 해외 플랫폼들은 한 발 앞서 AI 후기를 막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AI탐지 시스템을 이용해 지난해에만 수억 건의 의심 후기를 차단했다. 하지만 국내 플랫폼들의 AI 리뷰 대처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무신사를 비롯한 일부 대형 플랫폼들만이 검수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잘 쓰면 '도구'

일각에선 모든 사회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는 시점에서 AI로 제품 사용 후기를 작성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구매자가 상품 정보를 전혀 입력하지 않는 '가짜 리뷰'는 문제지만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AI의 도움을 받아 자세한 리뷰를 쓰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AI로 리뷰를 작성한 소비자도 해당 제품을 구매한 것은 맞기 때문에 AI를 활용했다고 무조건 '가짜 리뷰'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글의 내용만 보고 실제 경험한 장단점을 적은 것인지 AI가 허위로 만든 것인지 구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AI 리뷰답글' 서비스/사진=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일부에서는 이미 'AI 리뷰'가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리뷰에 사업자가 다는 '리뷰답글'이다. 구매자가 한 번씩 작성하는 리뷰와 달리 리뷰답글은 한 사업자가 수십에서 수백개의 답글을 달아야 하는 구조다. 사업자가 리뷰답글을 달지 않으면 '성의가 없다'고 말하는 소비자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업자들은 '리뷰답글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한다. 

네이버의 경우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주들을 위해 'AI 리뷰답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주가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통통튀고 발랄한', '진중하고 전문적인' 등 답글 스타일과 길이를 고르면 AI가 자동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리뷰에 답글을 달아 주는 서비스다. 

또 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는 "어떤 도구를 이용해 작성했든 결국 제품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은 후기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비판적인 후기를 적지 않겠나"라며 "AI로 작성했다고 무조건 막기보다는 제품과 상관없는 허위 리뷰를 걸러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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