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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주회사는 왜 만들었을까?

  • 2014.02.27(목) 12:00

그래프로 보는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의 현실

우리나라에서 금융지주회사를 만들게 된 계기는 국제통화기금(IMF)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금융산업의 발전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뭉쳐서 일하면 시너지가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 기본 취지다. 계열사별로 쪼개져 있는 각종 정보를 한데 모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마케팅에도 도움이 된다. 규모의 경제 논리도 한몫 단단히 했다.

우리나라에서 금융지주회사는 대부분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자의 반 타의 반 은행들은 대부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 지주회사는 총 11개사다. 소속 회사는 은행 53개사, 금융투자 36개사, 보험 6개사 등 총 288개사다. 어렵지 않게 이름을 들어본 금융회사는 대부분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고 있다.

2001년 4월, 공작자금이 투입된 한빛•평화•경남•광주•하나로종금 등 5개 금융회사를 묶어 국내 최초의 순수 금융지주회사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금융지주회사는 산업적 이해보단 정부의 필요 때문에 시작됐다. 첫 금융지주회사가 만들어지고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 우리나라 첫 금융지주회사는 갈기갈기 찢어져 해체의 길을 걷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회사도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렇게 저렇게 묶어놓기는 했지만, 업종 간 시너지는 거의 나지 않는다. 2009년까지도 은행 비중은 90%에 근접했다. 이후 4년간 은행 비중은 5.7%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영역이 성장이 너무 더디다. 2012년부터 보험영역이 조금 빠르게 비중을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대와는 차이가 크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 말 기준 은행 지주회사의 연결기준 경영실적 자료는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렇다 보니 금융지주회사 무용론도 나온다. 옥상옥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거액의 연봉을 받는 회장 자리 하나가 생긴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아냥도 곳곳에서 들린다.

올해는 신용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계열사 간 연계 마케팅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개인정보 보호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금융회사의 엄청난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금융지주회사를 만든 취지는 갈수록 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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