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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투구’ 임영록•이건호 결국 동반 퇴진하나

  • 2014.09.04(목) 15:56

사퇴 여론 거센 가운데 금감원 중징계로 치명타
이건호 행장 사임…임영록 회장도 오래 못버틸듯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결국 함께 옷을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퇴 여론이 거센 가운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사실상 레드카드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징계 결정 직후 사임했다. 

역대 CEO 5명이 모두 중징계를 받는 잔혹사를 반복하고 있는 KB금융은 그룹 1, 2인자의 중징계로 당분가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가 예상된다. 설령 임 회장이 당장 물러나지 않고 버티더라도 중징계에 따른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거취는

금감원이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에게 중징계를 확정하면서 앞으로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문책경고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아니지만 사실상 레드카드에 해당한다. 과거 문책경고를 받은 CEO는 대부분 스스로 물러났다.

이 행장은 이미 중징계 결정 직후 사임했다. 이 행장은 앞서 이사회에 거취 문제를 일임한 바 있어 금감원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사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이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 내 행동에 대한 판단은 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한 안다”면서 사임했다. 

이 행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임 회장 역시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임 회장은 특히 국민은행 IT본부장 인사에 개입하는 등 주전산기 교체를 사실상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 행장보다 더 사퇴 압박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금융위원회에서 중징계가 확정되면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국민은행 이사진 책임론도 거론

금감원은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이사회와 이미 교통정리를 끝낸 모양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을 만나 고객과 시장이 충분히 납득할만한 특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철저한 조직과 인적쇄신을 통해 경영의 독단과 공백을 해소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KB금융과 국민은행 이사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이번 징계에 따른 공식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반면, 그룹 1, 2인자가 나란히 중징계를 받으면서 임 회장 편에 서서 주전산기 교체를 함께 추진했던 국민은행 이사진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KB금융 경영진의 허위보고서를 제대로 거르지 못한 것은 물론 이 행장이 지적한 문제점을 덮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은행 이사회는 주전산기 교체의 걸림돌이 된 한국IB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이번 사태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데서 더 나아가 함께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진은 사외이사 6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중웅 전 현대증권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 KB금융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 불가피

KB금융은 그룹 1, 2인자가 모두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당분간 경영공백과 이미지 실추, 영업력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이미 최근 몇 달간 내분사태로 갈수록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고, 예금•대출시장 시장점유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동반 사퇴하면 지배구조 논란에 따른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은 국민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이고,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으로 지배구조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이참에 아예 지주 체제를 없애는 방안도 거론된다.

소송 사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행장과는 달리 이번 논란의 핵으로 지목받고 있는 임 회장의 경우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징계에 불복하고 소송에 나설 수도 있어서다. 과거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소송을 통해 금감원의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확정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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