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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열풍]④위기냐 기회냐

  • 2015.01.12(월) 14:03

핀테크로 기존 금융업무 잠식…금융권 위기감
침체 국면에 빠진 금융권에 새 돌파구 될 수도

핀테크는 기존 금융산업에 독일까 약일까?

당장엔 독처럼 보인다. 핀테크는 금융과 IT의 융합에 따른 결과물이긴 하지만 외형상으론 금융업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금융권은 기존 영역을 뺏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이나 중국 사례를 봐도 핀테크 시장 공략은 주로 비금융 사업자의 몫이다.

반면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란 의견도 많다. 기존 금융산업이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선 여전히 금융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기존 금융권에 유리하다.

결국, 핀테크는 금융산업에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라는 거센 파도에 맞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면 엘도라도를 찾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기존 기득권에 안주한다면 냄비 속 개구리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 금융권 최대 화두는 핀테크

요즘 금융권에선 핀테크가 가장 큰 화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물론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 모두 핀테크를 강조하고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이 모두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핀테크를 제시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직접 핀테크 전략을 챙기고 있다.

핀테크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 개편도 한창이다. 우리은행은 스마트금융사업단 내에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했고, 기업은행도 스마트금융부 내에 핀테크 전담 TF를 꾸렸다. 신한은행도 핀테크 전담부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존 IT기획부에 핀테크 업무를 추가하면서 디지털금융부로 확대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스마트금융과 핀테크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인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했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카드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핀테크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 핀테크 대응 아직 구호 수준

하지만 국내 금융권의 핀테크 대응은 아직 구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부가 핀테크 산업 육성을 외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뚜렷하게 손에 잡히는 내용은 없다.

반면 IT 사업자들의 움직임은 훨씬 구체적이다. 다양한 진입 장벽으로 아직까진 금융산업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긴 하지만,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간편결제서비스를 시작으로 핀테크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모든 금융서비스를 독점해오던 금융권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비금융 사업자들이 핀테크 시장에 진출하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기존 비즈니스 모델 전반을 흔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에선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이 지급결제는 물론 송금과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예금•대출 등 전통적인 금융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금융업의 보조수단으로 여겨지던 IT가 이젠 주인공이 되는 모양새다.

 

◇ 기존 금융업무 빠르게 잠식


특히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금융권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우선 기존 은행들보다 훨씬 강력한 고객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은 고객군만 수억 명에 달한다.

고객군이 워낙 넓다 보니 빅데이터 경쟁력도 차원이 다르다. 실제로 영국의 P2P(Peer to Peer) 대출업체인 레이트세터 대출 사고율은 1%를 밑돌면서 일반 은행들 못지 않은 심사 실력을 자랑한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향후 10년 안에 핀테크 시장 규모가 현재 오프라인 뱅킹을 추월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를 기점으로 결제는 물론 송금과 대출, 투자를 포함한 기존 금융업무의 상당수가 핀테크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미국 10대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자산은 전체 상업은행의 3%를 넘어섰다. 일본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2000년 이후 연평균 30%가 넘는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미국의 전체 상업은행 대비 인터넷은행의 비중(자료: KB금융경영연구소)


◇ 금융권의 새 돌파구 될 수도

반면 침체국면에 빠진 기존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가 핀테크 산업 육성을 외치고 나선 이유도 위기감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긴 했지만, 금융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우선 핀테크로 기존 업무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을 세워 오프라인에선 어려웠던 중금리 대출로 고객층을 더 확대할 수 있고, 증권사 역시 결제서비스와 주식자금 대출로 시너지를 꾀할 수 있다. 

대부분 금융거래가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회사가 아예 핀테크 기업으로 변신하는 파격도 점쳐진다. 실제로 해외에선 이미 금융과 IT기업의 합종연횡이 시작됐다. 가령 스페인의 BBVA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을 인수했으며, 영국의 HSBC는 지난해 5월 핀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2억 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했다.

국내에선 현실적으로 모든 규제를 한꺼번에 풀긴 어렵다는 점에서 금융권이 시간을 벌 수 있는 대목이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국내 대표 핀테크 사업자들이 아직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꺼리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핀테크의 부상으로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도 있다”면서 “결국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우량고객 확보와 지속적인 가치창출 능력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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