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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카드' 없는 세상, 어떻게 달라질까

  • 2015.05.07(목) 11:04

실물 없는 모바일 단독 카드 곧 출시
젊은층·1인 가구 중심 확산 가능성

#혼자 사는 직장인 A씨는 출근하면서 회사 1층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스마트폰으로 커피를 샀다. 업무 중간중간엔 쇼핑도 즐긴다. 역시 스마트폰으로. 소셜커머스를 한참 들여다보다 마음에 든 물건을 샀다. 7% 할인도 받았다. 다음 달 황금연휴를 맞아 일본 여행도 준비한다. 저가항공사 앱에 들어가 항공권을 예매했다. 퇴근 후엔 배달음식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한다. 배달앱으로. 그동안 점찍어 놓은 신발을 사려고 또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뒤적이다 직구로 구매했다.

 

A씨가 이날 하루 지갑을 연 횟수는 몇 번일까. 제로다. 지갑에 든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쓰는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카드로 결제했기 때문이다. A씨의 하루를 실제 우리카드가 이달 중 내놓을 모바일 전용카드의 서비스들로 구성해봤다. 이 카드는 실물(플라스틱 카드) 없는 모바일 단독 카드상품. 온라인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저가항공사, 배달음식, 서점, 모바일, 해외온라인 등 온라인 7대 업종에서 7%를 할인해준다. 해외직구 배송할인, 영화, 커피업종 할인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있다.

 


◇ 현금→신용(체크)카드→모바일카드로 이동?

최근 여신금융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평균 결제금액은 4만 797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 1560원보다 7% 감소했다. 체크카드의 평균결제금액은 지난해 1~2월 2만 8295원에서 올해 1~2월 2만 6321원으로 떨어졌다.

소비자들은 과거 1~2만 원 정도는 현금을 냈다. 이젠 1~2만 원, 심지어 몇천 원의 소액조차 카드로 긁는다. 그만큼 현금 이용률이 떨어졌다. 한발 더 나아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선 이미 플라스틱 카드 대신 모바일카드를 이용해 결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식사, 쇼핑 등 전부 모바일 카드만을 이용하는 가구도 늘어나고 있다.

이미 각종 할인카드나 맴버십카드는 플라스틱 카드를 보기 힘들어졌다. 모바일 앱 등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할인 쿠폰을 이용하거나 적립할 때 굳이 플라스틱 카드나 종이쿠폰 없이 모바일 앱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모바일카드가 보편화되면 굳이 지갑을 열 필요도 없다. 스마트 폰을 이용해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어 편의성은 높아진다.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결제수단이 바뀌었고, 이제 플라스틱 없는 모바일카드가 보편화 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게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 카드사 비용절감, 소비자 혜택으로 선순환 

 

모바일 카드는 실물 없이 모바일카드만 사용하기를 원하는 젊은 층의 니즈에 부합한다. 통상 신용카드 발급은 일주일 이상 걸린다. 모바일 단독카드는 발급 신청 후 24시간이 지나면 발급받을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영업시간에 이뤄진 경우엔 심사를 거쳐 신청한 날의 다음 날에 발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카드사 및 은행 영업점, 카드 모집인, 전화,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비용절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플라스틱 카드의 경우 신청에서 제작, 발급, 배송까지 1만 5000원에서 2만 원 정도 든다. 이 비용을 줄이면 결국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

◇ 플랫폼 전쟁은 진행중..앱카드vs 유심 아니면 삼성페이?

모바일카드는 유심(USIM) 방식과 앱카드 방식 두 가지로 발급된다. 현재까지도 결제방식을 두고 주도권 싸움은 치열하다. 온라인에선 앱카드 방식이 우세해 보인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선 앱을 구동시키고 바코드 화면을 띄워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여전히 주춤하다. 반면 유심 기반의 모바일카드는 NFC단말기에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편의성은 높지만 단말기 구축비용 때문에 가맹점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에서 추진하는 삼성페이의 등장은 양 진영의 주도권 싸움을 다소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페이는 최근 인수한 루프페이(Loop Pay)에서 개발한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을 활용했다. 기존의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POS)에 스마트폰을 대기만 하면 된다. 이미 대부분의 가맹점이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를 갖추고 있어 추가 단말기 설치 등의 비용부담이 없다.


소비자 편의는 물론이고 추가 비용부담이 없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카드사 한 관계자는 "앱카드 기반이냐 유심 기반이냐는 논쟁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삼성페이가 도입되면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페이를 이마트와 같은 유통채널에서 전격적으로 도입하면 다른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다.

다만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바일 카드가 하나의 지불 수단으로서 역할은 하겠지만 아직은 신용카드 실물을 사용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고, 해외에서의 사용이나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의 사용 등을 감안할 때 전면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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