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1년 만에 연간 순익 '2조원 클럽'에 재가입하면서 리스크관리의 저력을 보여줬다.
주력 자회사인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도 한 몫했지만 무엇보다 이익을 한꺼번에 까먹을 수 있는 대손비용을 큰 폭으로 줄인 게 비결이었다.
◇ 순익 '2조 클럽' 재가입..4분기 순익은 반토막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2조 811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의 1조8986억 원보다 9.6% 늘어났다고 4일 발표했다. 1년 만에 연간 순익 2조 원대를 회복했다.
다만 4분기 순익은 3131억 원으로 전 분기의 6320억 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 2013년 4분기의 3391억 원보다도 7.7%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은행 희망퇴직 등 일회성 요인으로 판관비가 전년보다 6.2% 늘어난 것이 원인이 됐다. 신한은행 희망퇴직에 따른 명퇴금이 대략 1000억 원 정도 들었다. 유가증권 매매익 감소와 대한전선 등 보유 유가증권 손상차손 증가로 비이자이익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 됐다.
◇ 은행 자산 키웠고, 까먹은 건 적고
은행의 원화 대출 자산이 연간 8.8% 늘어나면서 그룹의 연간 순익 2조원대 회복을 이끌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8.8% 성장했고,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성장세가 회복되면서 가계대출도 9.4%나 성장했다. 과거 2년간 대출 저성장 추세를 벗어나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아울러 유동성 핵심예금도 전년보다 17.7%나 늘려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순이자마진 하락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게 지주사 측 설명이다. 연간 순이자마진은 전년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1.74%로 나타났다. 다만 4분기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3분기보다 무려 0.09%포인트 떨어진 1.67%로 집계됐다.
대손비용 감소도 눈에 띈다. 그룹의 충당금전입액은 연간 9499억 원으로 전년보다 19.8% 감소했다. 4분기 중 대손충당금도 2103억 원으로 일부 구조조정 기업 정상화로 전분기보다 12.3% 감소했다. 대손비용율도 0.43%로 전년보다 0.16%포인트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개선됐다. 은행의 대손비용 역시 4562억 원으로 전년보다 38.2% 감소했다.
◇ 비은행 이익 비중 '정체'..증권 '고맙다'
비은행부문 이익은 카드사의 이익 감소 등의 영향으로 다소 정체된 분위기다. 신한은행이 연간 1조4552억 원을 벌어들이면서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나타났다. 비은행은 39%다. 전년도의 38%보다 1%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352억 원을 벌었다. 전년보다 3.5% 감소한 규모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한와 카드대출 금리 인하, 대손비용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연간 당기순이익 11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754억 원보다 무려 56.9%나 증가했다. 증권업계의 어려운 환경에도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 자산운용 등의 영향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이밖에 신한생명은 전년 동기보다 6.9% 늘어난 807억원을, 신한캐피탈은 3.1% 증가한 519억 원을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