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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산층의 슬픈 자화상

  • 2015.06.26(금) 09:45

저축 못 하는데 은퇴 목표 자금은 42억 원
재정 안정? "노력으로 안 된다, 운 따라야"

우리나라 중산층이 꿈꾸는 은퇴자금은 42억 원. 연 소득의 50배에 달한다. 월평균 저축·투자 금액은 65만 원에 그쳐,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


AIA그룹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8일까지 한 달간 한국·중국·홍콩·대만에서 자칭 중산층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 은퇴자금 '42억 원'…연 소득 50배

조사 결과를 보면, 노후 생활에 대한 우리나라 중산층의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컸다. 우리 중산층의 77%가 편한 노후 생활을 보내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으지 못할까 염려하고 있다. 중국(25%), 홍콩(49%), 대만 (51%)보다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불안감은 우리나라 중산층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우리 중산층은 '이 정도면 은퇴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금액을 42억 원 정도로 봤다. 응답자의 월평균 가계소득이 71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연 소득의 50배에 달하는 것이다.

우리 중산층은 부유해야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총자산 규모가 이 정도면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평균 26억 5000만 원인데, 이는 '이 정도면 부유하다'고 여기는 평균 금액 23억 2000만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실은 팍팍했다. 우리 중산층이 보유한 유동자산, 장기자산 및 고정자산 규모(부동산 제외)는 평균 3억 300만 원에 머물렀다. 은퇴를 위한 월평균 저축·투자 금액은 65만 3000원이다. 조사대상 4개국 중 은퇴 대비 저축금액이 가장 적다.


▲ 자료=AIA 그룹



◇ "재정적 안정은 끝없는 과제…평생 보장 안 돼"

재정 여건에 대한 불안감은 가장 높았다. 우리 중산층 중 본인이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답한 비율은 55%에 불과했다. 중국(76%), 홍콩(70%), 대만(67%)에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 중산층의 절반은 재정적 안정은 인생의 '끝없는 과제'이며, 평생 보장될 수 없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재정적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선 '운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 42%는 재정적 안정 확보를 위해 '운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47%가 '운이 일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중산층 규모는 축소되리라 전망했다. 향후 10년간 중산층의 규모 변화에 관한 질문에 우리 중산층 71%가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 본토의 경우 중산층이 줄어든다고 예상한 응답자는 18%에 불과했다. 홍콩과 대만은 각각 50%와 61%를 차지했다.

자녀들의 삶이 더 힘들 것이라는 응답은 68%에 달했다. 취업 기회 부족(82%), 높은 생활비(49%), 거주 및 생활 환경(40%)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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