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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국민 체감", 말발 안먹히는 삼성생명

  • 2015.09.14(월) 13:07

삼성생명, 보험금 늑장지급 최다…민원은 무시하기 일쑤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 자제 주문에도 '배째라 식' 대응

금융감독원이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공언하고 나섰지만,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정당한 보험금 지급을 강조하고 있지만, 삼성생명은 늑장 지급으로 일관하고 있고, 소비자 민원에 대해선 ‘쇠귀에 경 읽기’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감원이 퇴직연금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도 삼성생명은 ‘배째라 식’이다.

◇ 이 핑계 저 핑계 보험금 늑장 지급 최다

금감원은 최근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로 정당한 보험금 지급 관행 정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험료는 꼬박꼬박 챙기면서 보험금은 제대로 주지 않으려는 나쁜 관행을 없애 보험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해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은 1만 9275건으로 전체 보험 민원의 44%에 달했다.

그런데도 삼성생명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실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정해진 기간이 지난 후에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금감원은 보험금 청구서류를 접수한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고, 추가 조사나 확인이 필요하면 10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생명은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보험금 지급 기간이 11일을 넘긴 건수가 무려 22만 1000건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위인 교보생명의 14만 4000건과 비교하면 8만 건 가까이 더 많았다. 91일을 넘긴 건수도 388건으로 교보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 2013~2015년 상반기 생보사 보험금 지급기간 현황(자료: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실)


◇ 민원 불수용률 대형사 가운데 최고

그러면서 보험금 늑장 지급 등에 대해 고객이 제기한 민원은 무시하기 일쑤였다.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 생보사에 접수된 민원은 5만 7879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2만 3226건은 수용되지 않았다. 민원 불수용률을 살펴보면 중소형 외국계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대형사 중에선 유일하게 60%가 넘는 불수용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5위에 올랐다. 빅3로 꼽히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불수용률은 각각 28%와 32%로 평균치인 40%를 크게 밑돌았다.

민원접수 건수 기준으로 봐도 삼성생명이 8730건으로 전체 생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다 보니 삼성생명은 지난해 금감원 민원발생평가에서 상위 대형 5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1등급을 받지 못했다.

김기식 의원은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특별법 처리가 급하다고 주장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보험금의 늦장 지급 또한 심각하다”면서 “민원 불수용률이 특별히 높거나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보험사에 대해선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지난 5월 생명보험협회가 주관하는 설계사 시험에 응시해 시험을 치르고 있다.


◇ 퇴직연금 일감 몰아주기도 ‘배째라’

삼성생명은 퇴직연금시장에서도 ‘배째라’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금감원은 역시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조치의 하나로 발표한 퇴직연금시장 질서 확립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 계열사 몰아주기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현재 펀드와는 달리 퇴직연금 몰아주기에 대해선 명시적인 규제가 없다. 금융업계 자율결의로 계열사의 퇴직연금 비중이 50%를 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생명은 자율결의에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50% 규정을 무시하고, 계열사 물량을 60% 선까지 늘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기준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16%를 차지하면서 은행과 증권 등 전 금융권을 통틀어 적립금 1위 자리에 올랐다.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 덕분이다.

금감원은 일감 몰아주기를 내버려두면 불공정 경쟁이 계속되고, 결국 가입자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억제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관계기관과 협의가 필요해 아직 답보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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