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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총선발 미세먼지로 시계 제로인 산업은행

  • 2016.01.13(수) 09:42

[병신년, 변화무쌍한 은행 지배구조 기상도]⑤
4월 임기 맞는 홍기택 회장의 마지막 인사
차기 회장에 정권 실세 거론은 단골손님
기재부·금융위 고위직 인사와 맞물려 안갯속

수장의 남은 임기 3개월. 이맘때면 언제나 산업은행의 앞길은 흐릿하다. 내부 인사들이 후계자로 거론되는 다른 은행과 달리 외부 인사가 새 수장으로 오고, 누가 올지도 가늠할 수 없어서다.

이번엔 총선과 새 수장 선임 시기가 겹친다. 정부와 정치권 내 역학관계가 급변하는 시기에 누가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앉을지 더욱 오리무중이다. 안개에 미세먼지까지 더 해져 시야가 답답한 형국이다.

 


◇ 차기 회장 손발 맞출 인사 마무리

박근혜 정권 출범과 함께 산업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홍기택 회장. 이제 곧 임기 3년을 채우는 그는 요즘 '마지막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조직 개편과 임직원 인사다. 얼마 전 조직 개편안을 내놨고, 최근 임원 인사 구상을 마쳤다. 다음 주까지 임원과 부서장, 직원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는 홍 회장 본인과 일할 이들이 아니라, 차기 회장과 함께할 진용을 짜는 작업이다. 그렇다고 해도 홍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 김수재·이해용·민경진 등 세 명의 부행장이 임기를 마쳐,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진다. 합병 전 정책금융공사에서 넘어온 나성대 간접금융부문 부행장의 경우 3년 간 임원으로 지냈지만, 이번엔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선 특히 조직을 본부에서 부문으로 격상한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올해 기업구조조정 가속화를 공언한 만큼, 새 수장과도 가장 많이 손발을 맞춰야 할 자리다.

◇ 지난해부터 '정권 실세' 거론

당장 관심은 임원 인사에 쏠려 있지만, 사실 올해 산업은행의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신임 회장이다. 'MB맨' 강만수 전 회장과 '친박 핵심' 홍 회장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 산업은행 회장에는 정권의 핵심 인물이 내려온다.

이미 지난해부터 새 수장 후보군으로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나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권 '실세'들이 거론돼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정부와 정치권 인사들이 총선 출마 여부 등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뜬소문'에 불과한 얘기들이다. 관가에서도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취임하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고위급 인사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예정이어서 잠재후보군이 더욱 늘어난다.

◇ 구조조정 전문 인사 필요 목소리

홍 회장은 임기 내내 STX조선과 대우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그가 금융회사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 인사라서 이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에 따라 다음 수장은 구조조정 이슈를 원활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실제 산업은행은 올해 정책금융 공급 목표를 줄이고 영업점별 잔액 목표를 폐지하는 등 구조조정 전열 정비에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의 한 임원은 "올해는 부실기업 증가가 예상돼 산업은행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공급보다는 관리에 방점을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안팎에서 우려하는 것은 이런 와중에 느닷없이 전문성 없는 '정무형' 인사가 내려오는 것이다. 정권 임기 말 자리 챙겨주기 등의 변수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정권 후반기로 가는 길목에서의 산업은행장 인사는 오리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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