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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S&P 잔치' 하나은행만 빠진 이유

  • 2016.08.09(화) 15:58

맵핑 테이블상 하나은행만 기존 등급 유지

국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제(8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향했는데요. 정부는 잔칫집 분위기였습니다. "이례적인 일"이라며 축포를 터트리기도 했고요. 증시도 모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이어서 S&P는 이런 국가신용등급 상향을 반영해 대부분의 국내은행의 신용등급도 일제히 올렸는데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AA로 상향조정됐습니다.

기업은행은 'A+'에서 'AA-로'상향됐고요. 시중은행인 국민은행, 신한은행, 그리고 농협은행도 'A'에서 'A+'로 조정됐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A-'에서 'A'로 한단계 올랐고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BBB+'에서 'A-'로 상향조정됐습니다. 

저금리에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웃을 일 없었던 은행들이지만 모처럼 기분 좋은 뉴스를 접했습니다. 신용등급 상향이 당장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대외신인도나 해외채권 발행에 있어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신용등급 상향 잔치에 KEB하나은행만 빠져 있는 겁니다. KEB하나은행만 상향 조정되지 않고 기존 등급인 'A'를 유지하고 있는 건데요.

지방은행까지 잔치상에 이름을 올렸으니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데요. 정부 관계자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다른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고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이슈때문이거나 혹은 외환은행과 합병한 이후 기업대출 비중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 때문아니냐는 등의 추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설명되지 않는데요. 경쟁은행인 우리은행도 못지 않게 여전히 기업대출 비중이 크고, 또 농협은행은 조선·해운업종 익스포저와 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까요.

▲ 그래픽/유상연 기자( 맵핍 테이블 중 일부 발췌)

답은 S&P 신용등급 맵핑(mapping·변환)에 있었습니다. 맵핑 테이블(표 참조)상 하나은행의 현재 '자체 신용등급(BBB+)'에 국가신용등급 상향된 것(AA)을 반영하더라도 신용등급은 그대로 A로 나타납니다.  

같은 'A'등급이었던 국민, 신한, 농협은행의 경우는 자체 신용등급이 'A-'였기 때문에 'A+'로 상향조정된 것이고요. 다 같은 A는 아니었던 것이죠.

우리은행의 경우는 자체 신용등급이 'BBB'였는데요. 여기에 국가신용등급을 고려하면, 기존에 'A-'였던 신용등급이 'A'로 올라가게 된 겁니다. 또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경우는 아예 이 맵핑 테이블 자체가 시중은행과 다르고요. 노는 물이 다른 셈인거죠. 

어찌됐든 이런 이유로 하나은행만 잔칫집에서 빠지게 됐는데요. 오해는 하지 말아야겠지만 하나은행도 자체 신용등급을 올리는 노력은 필요한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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