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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뱅크 탐구]⑤DBS '해외진출 롤모델'

  • 2017.12.29(금) 10:15

인니 M&A 무산 후 해외진출 전략 수정‥'디지뱅크' 론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인도 홍콩 등 아시아에 확산

"모든 걸 완전히 뒤집어 생각할 때다." 영국의 금융시장 분석가 크리스 스키너는 그의 저서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대부분이 디지털 원주민이 되는 세상에서 점포를 기반으로 한 은행은 변해야 산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등장을 계기로 은행 서비스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우리보다 앞서 '인터넷은행' 시대를 열었던 해외에서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금융산업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사례별로 짚어본다. [편집자]

 

▲ 그래픽/김용민 기자

 

2013년 8월. DBS(싱가포르개발은행)의 인도네시아 다나몬(Danamon)은행 인수를 위한 16개월간의 협상은 실패로 끝났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인 지분 소유를 40%로 제한한 영향이다.

피유시 굽타(Piyush Gupta) DBS 회장은 이 일을 계기로 디지털 뱅크를 은행의 해외사업 확대의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첫 작품은 지난해 4월 인도 최초의 모바일뱅크 '디지뱅크(Digibank)다. DBS는 또 지난해 7월 글로벌 대형은행을 제치고 유러머니(Euromoney)의 '월드 베스트 디지털 뱅크'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진출 공략에 적극 나서는 국내은행들에 DBS의 이같은 전략은 벤치마크 대상이 되고 있다. 디지털 뱅크는 해외 소매금융 진출에 없어서는 안 될 네트워크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 해외서 열일 하는 '디지뱅크'‥ 소매금융 진출 첨병

DBS는 디지털 뱅크를 인도에서 처음 선보였다. 기존에 모바일 결제 등은 출시돼 있었지만 계좌개설 등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디지뱅크가 처음이다. 인도 정부의 '디지털 인도' 정책에 따라 대부분의 성인들은 '아드하르(Aadhaar)'라는 생체정보 기반의 신분증을 발급받았고 ATM 등의 금융거래에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 거래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DBS의 디지뱅크는 생체인증,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지갑, 계좌 개설, 가상비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특히 예금 계좌 개설엔 서류, 서명, 지점방문이 필요 없다. 아드하르 번호와 지문정보만 입력한 후 은행 지점 대신에 카페 등 500개 이상의 제휴사 매장에서 신분증 확인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인도의 주요 은행들이 예금계좌에 4.0%의 예금금리를 적용하는 반면 디지뱅크는 7%의 높은 예금금리를 준다. 쇼핑금액의 10% 캐시백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구현하는 가상비서는 고객이 음성 혹은 텍스토로 입력한 명령어를 바탕으로 송금, 계좌관리 등을 실시간으로 실행한다.

 

▲ DBS 홈페이지, 인도의 디지뱅크는 서류, 서명, 지점 방문이 필요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 규제에 얽매인 지점 혹은 M&A 대신 디지털 뱅크

DBS는 디지뱅크를 통해 인도에서 향후 5년 동안 500만명의 고객과 5000억루피(약 75억달러) 규모의 예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지 20년이 넘었지만 고객 수가 3만5000~4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생각하면 공격적인 목표이지만 그만큼 디지뱅크 플랫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DBS는 인도의 디지뱅크 모델을 인도네시아, 홍콩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DBS의 디지뱅크 모델은 해외에서 모바일뱅크 전략을 추진하는 국내 은행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글로벌부문장 시절 "DBS의 해외진출 사례를 참고할만 하다"면서 "우리은행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디지털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혁신이 소비자, 기업, 중소기업 등 모든 거래 심지어 DBS 재단까지 DBS(싱가포르개발은행)의 모든 부분에 퍼져 있다."

 

클라이브 허우드(Clive Horwood) 유러머니 편집장은 월드 베스트 디지털 뱅크에 선정된 DBS은행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이는 DBS의 디지털 뱅크로의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DBS 역시 "지난 3년간 우리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기술인프라를 재구성하거나 빅데이터, 생체인식기술 및 AI를 활용해 은행거래를 간편하고 매끄럽게 하는데 집중해왔다"고 강조했다.(홈페이지 발췌)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결국 디지뱅크의 성공으로 이어졌고 이는 아시아 맹주를 노리는 DBS의 해외진출 전략 무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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