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 1단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2단계로 넘어가기까지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은 가상자산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만 이어가는 상황이다.
여당과 정부 모두 연내 입법을 거론하고 있으나 실제 입법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오는 8월 여당 전당대회가 예정된데다 10월부터는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법령이 제정된다 해도 구체안이 담길 시행령까지 마무리 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스테이블 코인 발행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하반기에 재추진될 조짐을 보이면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연내 제도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관련기사:스테이블코인 법안 언제?…국회에 쏠린 시선(6월8일)
지난 16일 금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디지털자산법 연내 마련을 후반기 추진 정책으로 제시했다. 해당 법안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제도화가 담긴다.
입법 과정도 보다 수월해진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위원장으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선출했다. 그간 정무위원장은 야당 소속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맡았기에 여당 주도 입법에 진통을 겪어왔다.
여당 전당대회에 10월은 국정감사
이처럼 당정이 시동은 걸었지만 발걸음은 더디다. 국회 일정이 산적해 있어서다. 여당은 오는 8월17일 전당대회를 치른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당 사무총장과 함께 중앙위원회 부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새로이 선임될 정책위의장도 변수다. 현 한정애 의장은 여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입장과는 달리 가상자산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 발행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또 10월부터 국회는 국정감사 기간에 돌입한다.
지난 2024년 7월19일 가상자산법 1단계인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2년여 동안 은행들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하나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두나무 지분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두나무 경영진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협업 관련 미래 지향점을 논의했다.
다른 은행들도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입법이 미뤄지는 탓에 현재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 기술 실증(PoC)에 그치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은 디지털자산으로 고객 수요가 몰릴 것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스테이블코인 발행, 유통, 실제 사용처, 코인을 담을 월렛 등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입법 전에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부안 시행령에 담길 텐데
일각에서는 여당과 금융당국이 우선 입법부터 한 뒤 세부 사항은 시행령으로 위임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이 경우 실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법안이 나오더라도 바로 발행은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은행이 하고자 하는 사업이나 모델, 정보 보안 등 구체적인 사항은 시행령에 담길 가능성이 높아 시행령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야 한다는 큰 틀에는 여당과 금융당국 모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이견을 보인 부분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 발행이다. 은행이 지분의 50%+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이 발행 주체가 되도록 규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여당 의원들이 꾸렸던 TF는 전임 김병기 원내대표 체제(임기기준 지난 4월)가 끝나며 활동을 종료했다. 5월부터 한병도 원내대표 체제(연임)가 들어섰지만 아직 재구성은 요원하다.
지난 20일 정무위원들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도 구체적인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 당정 협의회보다는 업무 설명회에 가까웠다는 설명이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 그대로로 상세한 논의가 이뤄진 자리는 아니였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현안 중 하나라는 수준의 논의로 의원들의 관심사가 이러하니 금융당국이 챙겨 달라 정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