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명을 변경한 오렌지라이프의 새 심볼마크가 현재 재건축중인 아파트 심볼마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ING생명은 지난 3일 사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바꾸면서 대대적인 CI(Corporate Identity) 교체 작업을 벌였다. 올해말 'ING' 상표권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렌지라이프는 고객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고 보호한다는 의미를 담아 방패 형상의 새 심볼마크를 도입했다.
당시 회사 측은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보험 본연의 고객 사명감을 담았다"며 "방패에 표현된 '길'은 고객 삶의 여정에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오렌지라이프 새 심볼마크가 도입된지 보름만에 베끼기 논란이 제기됐다. 그 대상은 지난 3월 경기도 과천에서 분양한 위버필드 아파트다.
위버필드는 과천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총 2128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다. 위버필드는 위라는 뜻의 독일어 '위버'와 터전을 뜻하는 '필드'의 합성어로 심볼마크는 오렌지라이프의 새 심볼마크와 유사하다. 재건축은 SK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맡았다.
두 심볼마크는 '방패' 아래 모양과 색깔, 방향 등이 다르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전체적인 디자인은 비슷하다.
심볼마크 공개 시점은 위버필드가 앞선다. 과천주공2단지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 올 1월, 오렌지라이프는 이번달에 각각 언론에 새 심볼마크를 공개했다.
누가 베꼈는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이 브랜드 전문 업체에 의뢰해 심볼마크를 제작했다"며 "조합이 어떤 회사를 통해 심볼마크를 제작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볼마크 제작 시기가 올해초이고 브랜드명과 심볼마크가 함께 보이는 것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브랜드 로고 제작은 글로벌브랜드업체인 리핀콧(Lippincott)과 2년간 작업한 것"이라며 "작년 7월 해외 전문가들이 심볼마크를 만들었고, 올 7월 출원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원이 늦어진 것은 미리 오픈하면 리브랜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위버필드 심볼마크와 유사한 경위에 대해 확인중"이라며 "다만 위버필드의 경우 'U'자를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이고 '방패'를 형상화한 오렌지라이프 심벌마크와 '소용돌이 방향'도 반대"라고 덧붙였다.
오렌지라이프는 사명을 바꾼지 이틀만에 회사가 신한금융지주에 매각되면서 '간판'을 또 바꿔야할 가능성이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전국 지점 간판 교체와 광고 비용 등으로 250억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심볼마크 논란까지 제기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지주가 인수를 마무리 한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과의 장단점을 파악해 사명 변경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