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보험에서 주요 축을 담당하는 모집채널인 보험중개사 제도가 올해로 도입 2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에서 입지는 미미한 상태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보험중개사업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보험중개사의 역할과 현위치를 분석하고 문제점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보험중개사는 보험모집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자 입장에 선 채널입니다. 보험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와 보험사 모집업무를 위탁해 대리하는 보험대리점과 달리 독립적인 지위에서 소비자인 보험계약자를 대신해 보험사와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 편에 선 유일한 채널이죠."
김성준 한국보험중개사협회 회장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보험중개사'의 역할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험중개사업계 현안과 문제점에 대해 풀어놨다. 보험산업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채널의 한 축을 담당함에도 국내시장에서 발전이 더디다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보험중개사는 보험사 내 모집자격을 갖춘 임직원이나 보험설계사, 대리점, 은행(방카슈랑스) 등 금융기관대리점과 함께 보험상품 모집을 중개하는 모집채널중 하나다. 우리에게 낯선 이유는 보험중개사가 취급하는 보험상품이 대부분 일반보험이며 그중에서도 기업성 보험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대형선박, 항공기, 우주발사체, 공장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험들을 주로 담당한다. 기업성 일반보험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배상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해당 물건의 리스크를 관리·분석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다.
김 회장은 이러한 시장에서 36년간 몸담아 온 기업보험 전문가다. 1981년 국내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에 입사해 기업보험 언더라이팅(보험인수심사) 최종 책임자인 기업업무담당 임원을 7년간 지냈을 정도로 대부분의 커리어가 일반보험, 그중에서도 기업보험에 집중돼 있다. 29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유수의 외국계 보험중개 대표 부회장직을 7년간 역임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역량을 기반으로 일반손보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중개사의 위상정립과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지난해 3월부터 보험중개사협회를 이끌고 있다.
"보험중개사는 보험모집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소비자 입장에 선 채널입니다. 보험사에 소속된 보험설계사와 보험사 모집업무를 위탁해 대리하는 보험대리점과 달리 독립적인 지위에서 소비자인 보험계약자를 대신해 보험사와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 편에 선 유일한 채널이죠."
김성준 한국보험중개사협회 회장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보험중개사'의 역할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험중개사업계 현안과 문제점에 대해 풀어놨다. 보험산업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채널의 한 축을 담당함에도 국내시장에서 발전이 더디다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보험중개사는 보험사 내 모집자격을 갖춘 임직원이나 보험설계사, 대리점, 은행(방카슈랑스) 등 금융기관대리점과 함께 보험상품 모집을 중개하는 모집채널중 하나다. 우리에게 낯선 이유는 보험중개사가 취급하는 보험상품이 대부분 일반보험이며 그중에서도 기업성 보험을 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대형선박, 항공기, 우주발사체, 공장 및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험들을 주로 담당한다. 기업성 일반보험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배상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해당 물건의 리스크를 관리·분석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분야다.
김 회장은 이러한 시장에서 36년간 몸담아 온 기업보험 전문가다. 1981년 국내 손보업계 1위사인 삼성화재에 입사해 기업보험 언더라이팅(보험인수심사) 최종 책임자인 기업업무담당 임원을 7년간 지냈을 정도로 대부분의 커리어가 일반보험, 그중에서도 기업보험에 집중돼 있다. 29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유수의 외국계 보험중개 대표 부회장직을 7년간 역임했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역량을 기반으로 일반손보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중개사의 위상정립과 시장 확대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지난해 3월부터 보험중개사협회를 이끌고 있다.
▲ 김성준 한국보험중개사협회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보험중개사는 보험모집채널의 하나지만 보험대리점과 보험설계사와는 차별화된 조직이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사나 대리점에 소속돼 보험계약을 중개한다. 기본적으로 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할 수 밖에 없다. 또 대리점은 보험사의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하는 조직이며 독립법인보험대리점 역시 위탁계약을 통해 보험사의 계약 체결업무를 대리하는 채널이다. 그러나 보험중개사는 이들과 별개로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다. 보험사에 소속되거나 보험사를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자인 소비자를 대신해 보험계약을 중개하는 채널로 '소비자 입장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유일한 모집조직'이다.
- 국내시장에서 보험중개사 위상은 어떠한가
▲ 영국이나 미국, 독일 등 해외 보험 선진국의 경우 일반보험의 60~70%를 보험중개사가 취급하고 있다. 손해보험사가 거둬들이는 일반보험 원수보험료 가운데 대부분의 실적이 보험중개사를 통해 거래되는 것이다. 보험중개사는 대개 일반보험 전문가들로 구성돼 보험계약자가 보유한 리스크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최적의 상품과 보험사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국내 일반보험에서 보험중개사가 차지하는 실적은 미미하다. 일반보험시장에서 해외의 6분의 1 규모인 11% 정도만 보험중개사가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손보사들이 거둬들인 전체 원수보험료를 기준으로 보면 1.1% 에 불과하다.
- 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위상과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는
▲ 국내 보험중개사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97년이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해외와 비교해 국내 보험중개사의 위상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국내 보험시장 발전 히스토리를 들여다봐야 한다.
손해보험산업은 해방이후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금산분리 적용으로 국내 주요 재벌기업들이 대부분 보험산업에 뛰어들었다. 이때 설립된 보험사들은 자기계열사 혹은 자금을 대출해주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일반보험 계약을 취급했고 회사 내부 영업사원을 통해 계약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것이 현재 '직급영업'의 시초이며 해외에는 없는 국내만의 독특한 직급영업 구조가 중개업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물건을 보험사 직급영업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중개사들이 이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직급영업은 대부분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보험 모집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위험분석 등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영업에 치중하는 경향이 컸다. 중개사는 테크니컬한 전문성을 가진 집단으로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작은 계약에 매달릴 수도 없어 결국 보험사 직급영업과 경쟁해야 하는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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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개사들의 입지와 위상을 높일 방법은 무엇인가
▲ 일반적으로 보험상품의 가격은 보험사가 정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은 거대 위험을 담보하는 기업성 일반보험에 대해 보험요율을 직접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요율을 낼 수 있는 툴(tool)과 인프라, 데이터,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프라이싱 툴'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갖춘 보험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국 일반보험시장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보험사들이 본연의 역할인 일반보험 언더라이팅 등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데 영업에만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에서 요율을 가져와 써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중개사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해외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중개사들의 경우 해외에서 다양한 요율을 받아 계약자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요율을 제시함으로써 경쟁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다.
- 국내 일반보험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 보험중계사의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국내 일반보험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보험사 직급영업 체계의 점차적인 폐지와 대기업들이 음성적이고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자기대리점 철폐가 이뤄져야 한다.
보험사는 '언더라이팅'을 하는 회사다. 영업경쟁, 가격경쟁이 아니라 언더라이팅 인프라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매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손보사들이 직급영업 조직을 중심으로 영업매출에만 총력을 기울이는 시스템 하에서는 전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더욱이 항상 문제로 지적되는 해외 출·수재 역조(보험사들이 재보험으로 내보낸 규모와 해외에서 재보험이나 원수보험으로 받은 보험 규모 차이) 역시 개선이 어렵다.
해외시장은 현재 대부분 보험사가 직접 영업을 하지 않고 본사에 마케팅관리 조직만 둬 중개사나 대리점에 영업을 맡기고 있다. 보험사는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보험사들이 국제적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결국 우리도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와 판매 조직의 분리)체계를 인정하고 도입해야 한다.
계열사나 계약관계에 있는 회사들과 보험가입에 따른 리베이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기대리점 역시 없애야 한다. 일반보험시장의 불필요한 사업비를 높여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 건전성 확보차원에서도 자기대리점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 보험중개사의 위상과 역할이 커질 경우 기대되는 변화는 무엇인가
▲ 보험중개사의 역할이 시장에서 확대되면 일반보험시장이 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개사는 위험분석, 평가, 가격비교, 보험사 선정, 계약체결, 클레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를 위한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는 집단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보다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효용성이 늘어날 수 있고 보험사들도 좋은 물건들을 중개받아 본업 경쟁력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판매의 주체가 중개사와 대리점으로 이동하면 이상적인 선진형 보험사와 중개사가 기업성 손해보험산업을 이끄는 형태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 향후 중개사협회장으로서 목표는
▲ 보험사에서 29년, 중개사에서 7년 도합 36년간 일반보험시장에서 종사해 온 보험인의 한사람으로서 마지막으로 일반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협회를 선택했다. 중개사들이 수재보험이 아닌 원수보험 중개사로서 위상을 정립하는 것을 가장 주된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개사들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서비스 제공자로서 역할과 인력, 인프라를 강화하는데 노력과 투자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대한 독려를 계속할 것이며 산업 경쟁력과 발전을 위해 영업조직의 변화, 즉 보험사 직급영업과 자기대리점 철폐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 등의 노력도 다각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상법개정을 통한 중개사의 법적인 지위 강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일 계획이다.
▲ 김성준 회장은 1981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뉴욕사무소장, 해외사업팀장, 경영기획팀장 등을 거쳤다. 경영기획팀에서 몇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보험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2004년 기업업무담당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후 6년간 기업보험 관련 언더라이팅 책임자를 맡아온 기업보험 분야의 베테랑이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