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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생활패턴을 공략하라"…은행 탄력점포 진화

  • 2019.02.20(수) 10:58

14개 은행, 전국 762곳 운영..영업시간 탄력운영
관공서·외국인근로자 등 지역특성 맞춰 차별화
계좌개설 등 고기능 무인화기기도 증가

은행들이 일반적인 영업시간(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외에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운영하는 탄력점포를 늘리고 있다.

고객 수요가 많은 지역에 탄력적으로 점포를 운영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 "고객이 필요한 곳에 탄력점포"

탄력점포는 일반점포 영업시간과 달리 저녁 시간대나 주말에도 문을 열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업무 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기본으로 상가밀집지역, 외국인 많은 지역 등에 특화된 업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관공서 소재 점포(453곳)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127곳)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33곳) ▲환전센터(14곳)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135곳) 등으로 나뉜다.

관공서 소재 점포는 각종 공과금 납부를 위해 관공서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연장 운영된다. 상가와 오피스 인근 점포는 은행 업무를 보기 힘든 자영업자와 직장인들을 위해 운영되는 점포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해 있는 공단 지역에 위치해 이들에게 맞는 해외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는 '디지털 키오스크(KIOSK)'라고도 부른다. 이 기기는 은행 업무의 80~90%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 단순 입·출금 외에도 통장 개설과 카드 발급, 예·적금 가입,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이 가능하다.

이같은 탄력점포가 매년 늘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은행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하는 은행 탄력점포는 2월 현재 762곳이다.

은행연합회에서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6년부터 비교하면 ▲2016년 1월 538곳 ▲2016년 6월 568곳 ▲2016년 12월 596곳 ▲2017년 6월 630곳 ▲2017년 12월 673곳 ▲2018년 6월 692곳 ▲2018년 9월 720곳이다.

최근들어 상가와 오피스 인근 점포가 많이 늘었다. 지난해 9월 기준 88곳이었는데 2월 현재 127곳이 운영되고 있다. 무려 39개 점포나 증가한 것이다.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6년 1월에는 운영하는 곳이 없었지만 135곳으로 늘었다. 은행의 비대면채널 확대 추세를 보여준다.

은행들이 탄력점포를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 편의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고 은행업무가 디지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창구를 찾는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용 고객이 적은 점포는 줄이고 수요가 있는 곳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고객만족과 함께 영업점의 수익성, 효율성도 개선할 수 있다"고 전했다.

◇ 탄력점포 운영전략 차별화

탄력점포 전략도 차별화되고 있다.

탄력점포는 NH농협은행이 256곳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111곳 ▲우리은행 94곳 ▲KB국민은행 76곳 ▲DGB대구은행 69곳 ▲BNK부산은행 46곳 ▲SC제일은행 36곳 ▲KEB하나은행 24곳 ▲BNK경남은행 23곳 ▲IBK기업은행 10곳 ▲광주은행 8곳 ▲전북은행 7곳 ▲수협은행 1곳 ▲제주은행 1곳 순이다.

탄력점포가 가장 많은 농협은행은 관공서 소재 점포(247곳)에 집중하고 있다.(아래 표 참조)

관공서 소재 점포는 대부분 관공서 시간과 맞춰 운영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탄력점포중에 관공서 소재 점포가 가장 많은 70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상가와 오피스 인근 점포 운영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시간대를 다양화해 4가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운영되는 시간대는 ▲9 To 7 Bank(오전 9시~오후 7시) ▲AfterBank-To 5 Bank(오전 10시~오후 5시) ▲AfterBank-To 6 Bank (오전 11시~오후 6시) ▲AfterBank-To 7 Bank(오후 12시~오후 7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수요에 맞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점 운영 시간을 다양화한 것"이라며 "직원들의 지원 신청을 받아 탄력점포가 운영된다"고 전했다. 대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상가와 오피스 인근 점포 운영에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에 힘을 주고 있다. 19곳으로 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평일에 은행 업무를 보기 힘들고 언어장벽 때문에 스마트뱅킹 이용도 어려운 형편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19개 점포 모두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했다. 현지인이 파견된 점포도 있다.

하나은행은 수월한 금융업무를 돕는 양방향 번역 단말기를 올 초부터 영업점에 배치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근로자 문화행사 지원 ▲한국어교실 지원 ▲고국방문 및 가족초청 행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주중에 공장 등에서 근무하느라 은행 영업점 방문이 어렵다"면서 "주말에 송금 업무를 추가로 운영하면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점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리은행이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 48대를 47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화상으로 신분확인 등을 거치면 통장개설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우리은행 대치역금융센터, 동작구청지점 등은 오후 11시30분까지 이용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환전센터 5곳도 운영 중이다. 24시간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은행들은 탄력점포의 운영방식을 다양화하고 금융 수요가 많은 곳을 대상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터넷과 모바일 금융 거래 보편화되면서 금융도 디지털 전환에 맞춰 탄력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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