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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워지는 은행 점포 폐쇄…속도 느려질까

  • 2019.05.02(목) 11:02

4대 시중은행 점포 올들어 34곳 문닫아
6월부터 폐쇄 영향평가·대체수단 마련 등 이뤄져야
"적자점포 폐쇄 불가피 하지만 신중해질 듯"

최근 3~4년새 스마트폰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폐쇄 점포'가 증가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계속 운영하는 것은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말 3563개 점포로 4년전 보다 384개 점포가 폐쇄됐다. 올 들어서는 34개 점포를 없앴다.

다만 전국은행연합회가 공동절차 시행안을 내놓으며 오는 6월부터는 전보다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은행에서 결정과 동시에 점포 폐쇄가 진행됐지만 다음달부터는 은행에서 폐쇄 결정시 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등 공동 기준과 절차가 생겼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번달에 장충동, 약수, 메트로자이, 가좌점을 폐쇄한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부천 중앙점, 서울 문정래미안점을 없앴다.

신한은행은 오는 27일 강남성심병원출장소를 없앤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서울 구로남 ▲안국역 ▲전농동(출장소) ▲송도 센트럴파크 ▲옥련동 ▲아산 배방(출장소) ▲일산문촌 등 지점 7곳을 폐쇄했다. 지난 2월에는 청주 북문로지점을 없앴다.

은행 관계자는 "지점 축소로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거리가 더 길어지는 등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이용률이 떨어지는 점포에 비용을 쏟기보다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자 점포를 폐쇄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올해 13개 지점을 폐쇄했다. 폐쇄된 점포는 ▲서울 잠실나루역 ▲우남역 ▲경기 하남풍산 ▲가산패션타운 ▲시흥동 ▲평창동 ▲용인 강남대역 ▲송도 PB센터 ▲경북 울진원자력 ▲광주 하남산업단지 ▲광주 첨단산업단지 ▲부산 남천중앙 ▲군산 국가산업단지 등 13곳이다.  여기에 ▲운양역 ▲미사강변 ▲동국대 등 3곳이 신설되며 지난해말 기준 1057개 지점 대비 10곳이 줄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11곳이 문을 닫았다. ▲강북구청 ▲광진구청 ▲노원구청 ▲성동구청 ▲종로6가 ▲명동 우리희망나눔센터 카톨릭 ▲상계백병원 출장소 ▲가락시장 출장소 ▲동국대 경주병원 출장소 ▲서울 송파점 ▲천안 아산역 지점에 있던 점포를 인근 점포와 통폐합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점포 효율화와 (구청)계약 만료 건으로 인근 점포와 통합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폐합 예정 점포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은행 측 관계자는 "추후 점포 통폐합을 검토 중인 내용은 해당 부서에서 확정 전까지 밝히지 않는 내용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은행점포 폐쇄 관련 공동 절차 시행안은 지난달 25일 의결됐다. 연합회가 점포 폐쇄로 인한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인터넷, 스마트폰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 등 금융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보호를 위해 공동 절차를 마련한 것이다.

공동절차 시행안에 따르면 점포 폐쇄가 결정되면 점포에 대한 내부분석과 영향평가를 시행하는 것을 은행 공동 절차로 정하고 있다. 영향평가는 해당 점포에 대한 점포 고객 수, 연령대, 대체수단 존재 여부를 분석해 연합회가 판단한다.

폐쇄할 경우 기존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대체수단도 마련해야 한다. 이동점포, ATM 운영, 다른 기관과의 창구업무 제휴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점포 폐쇄시 정해진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은행별로 고객보호 방안을 자율적으로 시행해왔다. 은행마다 고객에게 공지하는 기간이 달랐지만 다음달부터는 점포 폐쇄일보다 최소 한달 전에 금융소비자에 개별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홈페이지나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한 공지도 해야 한다.

공동절차 시행으로 점포 폐쇄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시행 전인 이번달에 폐쇄 점포가 대거 나오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폐쇄할 때 고객이 이탈되지 않게 근처 지점을 안내해주고 폐쇄 지점 직원들도 이동해야 하는 등 몇달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내용이 많다"면서 "공동 시행을 피하고자 급하게 점포 폐쇄를 진행하는 게 더 무리"라고 반박했다.

공동절차 시행으로 은행들 '눈치보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어떻게 운영하고 대체안을 마련할 것인지 등 사전조치를 충분히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지만 세부 기준이나 시행 시기 등은 은행권에 자율성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우리에게 따로 통보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부로 느끼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자율성을 준 부분도 있지만 기존과 달리 영향평가를 시행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지점 축소로 인해)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며 "6월이 되면 은행들이 눈치보며 폐쇄 움직임이 주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 광주 등 6개 지방은행도 지점 감축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점포 935개 지점으로 2015년말 대비 30곳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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