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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배임 혐의' BNK금융 전 회장 퇴직금 어찌할꼬

  • 2019.03.21(목) 09:15

시세조종 혐의 성세환 전 회장 퇴직금 유보
올 주총에 퇴직금 6.3억 포함 이사보수 한도 상정
"유죄면 50%만 지급"..전문가도 의견 엇갈려

시세조종·채용비리·배임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까.

BNK금융이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성 전 회장의 퇴직금과 성과급 6억3400만원이 포함된 이사 보수한도 27억원을 상정하면서 올해 퇴직금이 지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BNK금융은 성 전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1년6개월 가량 퇴직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BNK금융은 소송이 끝나는 대로 퇴직금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300억원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임원에게 퇴직금·성과급 지급이 정당한 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회사에 손해를 끼친 임원이라도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보장받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 퇴직금 지급 두차례 보류

성세환 전 회장은 2017년 9월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아직까지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가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성세환 전 회장은 2015년 BNK금융 유상증자 과정에서 증자 기준가격을 높이려 거래업체 등을 동원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렸다는 시세조정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작년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이달 27일 열린다.

BNK금융 보수위원회는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열린 보수위원회에서 두차례 퇴직금 지급을 유보했다. 작년 2월 열린 보수위원회는 확정판결 이전 상태에서 계약서에 명기된 계약해제조항 적용여부와 이연성과급 지급 가능여부, 확정판결 이후 손실추정에 따른 지급규모 산정여부 등을 심의했고 최종판결과 감독당국의 처분이후 지급방안을 결정하기로 결의했다.

성 전 회장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두차례 미뤘던 BNK금융이 갑자기 올해 이사 보수 한도에 그의 퇴직금을 포함시킨 이유는 뭘까.

BNK금융 관계자는 "올해 (성 전 회장에 대한) 소송 종료가 예상돼서 일단 주총 안건에 올렸다"며 "만약 올해 소송이 종료되지 않으면 다시 유보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에 대한 혐의가 계속 추가되면서 언제 퇴직금이 지급될지는 더 불투명해졌다.

올 1월 채용비리 재판 1심에선 2012년 부산은행장 재직 시절 부산시 금고에 선정되기 위해 한 공무원 자녀의 부정 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올 2월에는 해운대 엘시티사업 관련 여신을 취급하면서 충분한 담보없이 형식적인 심사로 300억원을 대출을 해줬다는 혐의까지 더해졌다.

시세조종, 채용비리, 배임 등 재판이 마무리돼야 퇴직금이 지급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유죄 확정되면 퇴직금 50% 깎인다

성세환 전 회장의 재판이 모두 끝난다고 성과급과 퇴직금 6억3400만원이 전액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퇴직금 규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은 시세조정 1심이 끝나고 여러가지 혐의가 추가돼 최종 판결이 난 이후에 퇴직금 지급 여부가 결정 날 것"이라며 "회사 내규(임원보수규정)에 따라 무죄가 최종 확정되면 퇴직금이 모두 지급되겠지만 유죄가 최종 확정되면 50%만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법자에게 과도하게 퇴직금이 지급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취임한 이후 투명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성 전 회장에 대한 퇴직금 처리를 원칙대로 할지, 더 엄격하게 할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DGB금융, JB금융 등 다른 지방금융지주도 이번에 BNK금융이 성 전 회장의 퇴직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고 있다.

◇ 배임 확정돼도 퇴직금 지급할까

성 전 회장의 퇴직금은 지급 여부와 함께 여러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개인의 퇴직금은 어떤 상황에서도 보장받아야 되는 권리이지만 300억원대 배임이 유죄로 최종확정 될 경우 '반값 퇴직금'도 과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노동자의 퇴직금은 법으로 보장받는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성 전 회장과 같은 사용자의 경우는 다르다. 한 노무법인 부대표 노무사는 "회사의 대표이사(사용자)는 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민법 등으로 퇴직금 지급 여부를 다투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임원의 퇴직금 지급 여부는 기업과 임원간의 문제"라며 "임원이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배임 등으로 회사나 주주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최종 확정되면 회사 입장에선 손해배상을 청구해 퇴직금과 상계해 처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임원의 배임과 퇴직금은 별개의 문제"라며 "퇴직금은 근무에 대한 보상이고, 퇴직금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임원의 배임 금액과) 상계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내규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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