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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냐 박삼구냐…'양자택일' 갈림길 선 금호

  • 2019.04.11(목) 17:36

채권단 격앙…아시아나항공 자구안 퇴짜
아시아나 매각·박삼구 일가 퇴진 등 거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에 퇴짜를 놨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호아시나아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도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원점에서 다시 자구안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을 만족시키려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나 박삼구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 외엔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 10일 9개 은행으로 구성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전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산은 관계자는 "회의 분위기가 안 좋았다"며 "3년간 5000억원을 달라는 얘기인데 이 정도면 시장 신뢰 회복할 수 있느냐, 자구안을 믿을 수 있느냐 등 격앙된 채권단도 있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9일 아시아나그룹은 산은에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앞으로 3년간 재무구조개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조건으로 500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박삼구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다는 점도 못 박았다.

하지만 채권단과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우선 채권단은 아시아나 자구안이 부실하다는 판단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자구안은 박삼구 회장의 부인과 딸이 가진 금호고속 지분 4.8%(13만3900주)의 담보가 유일하다. 추가 담보로 약속한 박 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는 금호타이어 담보로 잡혀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1일 산은은 보도자료를 통해 "채권단은 금호 측의 자구계획에 대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산은 관계자는 "사재출연이나 유상증자가 자구안에 있었다면 채권단이 오케이(OK)했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라며 "보통 다른 기업의 자구안을 보면 사재출연이나 증자 등이 담겨 있다. 아시아나 자구안에도 이 정도는 포함됐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3년 보장에 5000억원 요구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구안은 '3년 안에 회사가 망가지면 마음대로 아시아나항공을 파세요'라고 밖에 읽히지 않는다"며 "부실한 자구안"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또 5000억원 지원만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어려워 향후 채권단의 추가 자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점에서 자구안을 다시 짜야 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입장에선 선택할 카드가 많지 않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거나 박 회장 등 대주주가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 외엔 채권단을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1일 최종구 위원장은 "(박 회장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또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한다"며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면 그 아드님(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른지, 달라진다고 기대해볼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시간이 없었느냐"며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3일 "과거에도 박 회장이 한번 퇴진했다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식으로 된다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아시아나 어려움의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채권단과 별개로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박삼구 회장 일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산은은 오는 5월6일까지 아시아나항공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양해각서(MOU)를 임시 연장했다. 이전까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구안을 다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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