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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금호, 얼마나 가져갈까

  • 2019.05.13(월) 09:36

구주 매각가, '6000억원+α' 수준 전망
박 회장 개인 확보 금액은 미미할 듯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실사에 본격 돌입하면서 과연 얼마에 팔리게 될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경영 강화로 '부실기업'이란 낙인이 찍혀있지만, 증권업계 일각에선 예상 매각가가 2조 5000억원 대로 제시되는 등 몸값을 둘러싼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차원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몸값 높이기가 한창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편, '알짜 매물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알짜가 될수록 금호가 챙겨가는 매각 자금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 차등감자 등 제제 유무에 따라 수천억 확보 가능

과연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얼마를 가져가게 될까.

일반적으로는 보유 지분을 얼마에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금호는 조금 예외다. 채권단이 금호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이자 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지배자였던 박삼구 회장에게 회사의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묻느냐, 묻지 않느냐에 따라 가져가는 금액의 단위가 달라진다.

만약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금호는 최대 수천억원에  이르는 매각 자금을 챙겨갈 수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이다. 금호산업의 최대주주는 박 회장의 지분이 70%에 달하는 금호고속이다.

금호가 현재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금호산업을 통해 6873만1813주(33.49%)와 작년 9월 박 회장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사들인 자사주 1만주 등이다. 이를 10일 종가 5880원에 단순 적용하면 금호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4042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차후 주가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금호로 유입되는 돈은 더 늘어나게 된다.

반대로 책임을 묻는다면 박 회장과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을 차등감자해 무상소각 시키는 방법 등이 유력하다. 차등감자는 경영 실패의 책임이 있는 대주주의 지분을 일반주주보다 더 많이 줄이는 것을 말한다. 산은은 그간 부실기업 대주주에게 경영 책임을 묻기 위해 100대 1까지의 차등감자를 요구한 사례가 더러 있다.

박 회장도 이미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5000원인 보통주 4억 9571만주와 우선주 1만 2797주를 무상 소각했다. 박 회장 등 지배주주 지분은 100주를 1주로, 소액주주와 채권금융기관의 보유 지분은 6주를 1주로 각각 병합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 개인 지분은 104만주(2.14%)에서 1만 400주로(0.01%)로 거의 소멸됐다.

만일 이번에도 차등감자가 적용돼 지분이 쪼그라들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가져가는 금호의 몫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산은, 박회장 제재…법적·구조적 한계

그렇다면 산은은 박 회장에게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물을까.

아직까지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선 법적인 근거가 약하다. 차등 감자를 강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선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여야 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이런 이유로 차등감자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산은의 권한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산은 주도 하에 '매각'이라는 큰 틀은 잡혔지만, 직접 전권을 쥐고 매각을 진행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이번 매각 작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여전히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매각이 진행된다. 금호타이어 등 이전의 다른 계열사처럼 산은이 나서서 매각 작업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못된다.
 
금호타이어는 매각 당시 워크아웃 상태여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라 채권단이 제시한 조건을 무조건 따라야 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워크아웃 보다 강제성이 덜한 자율협약 상태로, 산은과의 자율적인 협약하에 경영 정상화 조치를 밟는 데 의의가 있다.

산은 입장에서 박 회장에게 강제성을 띄기엔 법적으로, 구조적으로 명분이 약한 셈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박 회장이 최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매각 과정에 지나치게 관여, 매각을 지체시키거나 방해하는 경우 산은이 칼을 빼들 순 있다.

앞서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하는 과정에서 호남정서와 상표권 등을 빌미로 매각을 방해한 전례가 있다. 당시 산은은 금호와의 거래 관계 전면 검토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박탈 등을 내세우며 박 회장을 압박했다.

이번에도 산은은 구주에 대한 드래그얼롱(Drag-along, 동반매각요청권) 조항이라는 안정장치를 설정해놨다. 1차 매각이 무산되면 구주중 일부만 팔거나 구주 매각 조건을 완화해 박 회장의 권한을 축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즉 박 회장이 매각가를 더 끌어올리기에 무리수를 둘 경우 현재의 지분 가치를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의미다.

◇박 회장, 배당으로 매각 자금 확보 가능…소액 불과

현재의 분위기라면 금호는 큰 무리 없이 아시아나항공의 보유 지분만큼 매각 자금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구주 매각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 4월 매각 발표 이후 최고 8300원 선까지 치솟다가 5월 12일 현재  500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매각 작업이 보다 구체화되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금호의 보유 지분 가치(4042억원, 5/10일 기준)도 더 오를 확률이 높단 얘기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도 얹어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 필요한 지분을 인수하는 데 있어 시장가보다 조금 더 높게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영권 프리미엄 지급 규모는 평균 5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반영하면 금호산업의 구주 매각가는 '6000억원 +α' 수준. 이는 금호산업의 작년 말 연결기준 총 차입금 1923억원을 모두 갚고도 많이 남는 수준이다.

다만 박 회장은 1만주의 자사주를 제외하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자금에 직접적으로 손을 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월 말로 그룹 회장직,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금호고속 사내이사직 등 그룹내 모든 직함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의 배당 등을 통한 확보는 가능하다. 그러나 배당을 한다고 해도 금호고속의 지배주주 외 다른 일반 주주들에게도 배당이 되는 만큼 박 회장 개인이 쥐는 돈은 상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고속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48.87%. 금호고속에 대한 박 회장 등 특수 관계자들의 지분은 71.2% 수준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입장에서는 구주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이 커지는 것을 반길리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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