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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이 금융지주 효자됐다

  • 2019.05.09(목) 17:47

신한금융 "캐피탈 주요 그룹사로 발돋움"
금융지주 캐피탈 7곳, 5년새 2배 넘게 성장
"1분기 자동차금융 고전, 전망 나쁘지 않다"

지난달 25일 컨퍼런스콜에서 류승헌 신한금융그룹 부사장(CFO)은 신한캐피탈에 대해 "주요 실적 기여 그룹 계열사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그룹 CFO가 콕 집어 칭찬할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 올 1분기 신한캐피탈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6.8% 증가한 45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입장에선 신한캐피탈은 똘똘한 자회사다. 지난해 2조2989억원에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실적 기여도를 비교해보면 신한캐피탈의 '가성비'가 두드러진다. 올 1분기 신한금융에 반영된 당기순이익은 오렌지라이프가 520억원, 신한캐피탈이 478억원이다. 신한캐피탈이 2조3000억원대급 투자와 맞먹는 실적을 낸 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은 효자"라고 전했다.

◇ 신한캐피탈 깜짝 실적의 비결

신한캐피탈의 '깜짝 실적'은 주력 사업부인 기업금융 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그룹과 시너지 효과가 더해진 결과다.

신한캐피탈은 기업금융 중심 여신금융회사다. 기업어음 등을 매입해 자금을 빌려주는 팩토링금융, 시공사 신용도를 바탕으로 시행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가증권 투자 등이 있다. 올 1분기엔 벤처투자부를 신설하는 등 신기술사업금융 비중도 늘리고 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영업자산이 늘면서 수익도 늘었고 건전성 관리가 잘돼 충당금도 환입됐다"며 "상품 중에서 유가증권 자산에서 배당수익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기술금융분야 관련 펀드에 출자하거나 업무집행사원(GP)를 운영할 수도 있다"며 "벤처투자부를 신설하면서 스타트업 분야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시너지도 한몫했다. 2017년 신한금융은 은행과 금융투자, 생명보험, 캐피탈 등 IB 분야를 통합한 GIB 사업부를 출범했다. 각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IB 사업이 한데 모이자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GIB에서 은행과 금융투자, 캐피탈이 시너지를 내면서 예전엔 수주하지 못했던 딜까지 따오고 있다"고 전했다.

◇ 7개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 5년간 2배 성장

신한금융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도 캐피탈 계열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신한·KB·하나·NH·BNK·JB·DGB 등 7개 금융지주에 속한 캐피탈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을 더해보면, 총 5530억원으로 2014년보다 134% 증가했다. 5년간 2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 보험, 카드로 구축된 금융지주 포트폴리오에 캐피탈이 자리를 잡은 셈이다.

대규모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일 DGB캐피탈은 이사회를 열고 DGB금융지주를 상대로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DGB금융은 2011년 DGB캐피탈을 인수한 뒤 4차례에 걸쳐 총 2500억원을 증자하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지주가 캐피탈에 빌려준 5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그간 자본 부족으로 성장이 제한됐는데 이번 지원으로 자산을 현재 2조7000억원에서 3조원 넘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하나캐피탈과 KB캐피탈도 각각 2000억원, 500억원을 증자했다. KB금융은 2015~2017년 KB캐피탈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3000억원도 보유하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500억원 증자하면 레버리지 비율에 따라 자산을 50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며 "자동차금융 외에 기업금융이나 신용대출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아주캐피탈을 보유한 사모펀드 지분을 활용해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사업포트폴리오 따라  희비…1분기 자동차금융 침체

하지만 올해부터 캐피탈 회사간의 실적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신한캐피탈처럼 기업금융에 강한 캐피탈은 성장하는 반면 자동차할부금융에 집중된 회사들은 실적이 꺾이고 있다.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 회사 중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곳은 BNK캐피탈(-15.8%), KB캐피탈(-7.3%), 하나캐피탈(-3.5%), JB우리캐피탈(-3.2%) 등이다. 이 회사의 공통점은 자동차금융 사업 비중이 50~70%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중 KB캐피탈은 2016년 모바일 플랫폼 'KB 차차차'를 선보이며 그 이듬해 금융지주 캐피탈사 중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000억원대를 넘겼지만 작년부터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KB캐피탈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시장에 은행이나 카드사 들이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캐피탈(76.8%), DGB캐피탈(48.2%), NH농협캐피탈(8.7%)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신한캐피탈의 사업 비중을 보면 기업대출이 50%에 이르는 반면 자동차금융은 7%대에 머무르고 있다. 신한캐피탈의 사업구조는 산은캐피탈이나 IBK캐피탈도 비슷하다. DGB캐피탈은 자동차금융 32%, 기계금융 26%, 기업금융 24% 등 골고루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다만 농협캐피탈은 작년에 금융감독원에 렌터카 사업을 등록하는 등 자동차금융 사업부를 확대하고 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영방향을 제시하면서 "캐피탈 렌터카 사업개시 등 새 사업영역을 개척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여신금융협회) 연구위원은 "과거 설비리스 등에 집중했던 캐피탈사가 자동차금융을 키우며 수익성을 높여왔는데 신차 판매가 둔화되고 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자동차금융에 진출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최근들어선 신차 판매가 회복되고 해외에 비해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고차시장에도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진출이나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금융 등으로 캐피탈사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캐피탈업계 전망 차제가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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